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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현장에 '재난통신망'…다자간 영상통화로 상황 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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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현장에 '재난통신망'…다자간 영상통화로 상황 대처

민간통신망 트래픽 폭증 시에도 정상 가동…첨단 영상무전기 활용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평창동계올림픽 스키점프센터에 있는 재난안전통신망 사업단장 심진홍입니다. (통신) 상태가 양호합니까?"

"네, 정선소방서 소방위 이홍재입니다. 재난 영상, 음성 모두 양호합니다."

14일 평창동계올림픽 스키점프센터. 87일 뒤면 각국의 스키 대표선수들이 활강 실력을 겨룰 이곳에서 취재진을 대상으로 '재난안전통신망' 체험행사가 열렸다.

경기 도중 혹시나 발생할지 모를 재난 상황에 대비해 재난안전총괄 부처인 행정안전부와 현장 소방서가 재난통신망 전용단말기를 통해 통신 시연에 나선 것이다.

스키센터에서 심 단장이 손에 쥔 전용단말기 한쪽의 붉은 버튼을 누르자 단말기 화면 위로 그의 얼굴이 나타났고, 심 단장의 말은 단말기를 타고 재난통신망 내 같은 그룹에 포함된 이들의 단말기로 고스란히 전달됐다.

심 단장의 말이 끝나자 단말기 화면 위로는 정선소방서 이 소방위의 얼굴이 바로 떠올랐다. 화면 속 그는 영상과 음성 상태가 모두 양호하다는 답을 들려줬다.

정부가 2020년까지 전국에 구축하는 재난통신망은 경찰, 소방, 지자체 등 재난관리·현장 대응 인력이 업무 전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무선통신망이다.

일반 국민이 이동통신 3사가 전국에 설치한 민간통신망을 이용해 스마트폰으로 전화를 걸고 유튜브를 본다면, 재난안전 관련 공무원들은 별도의 재난통신망을 활용해 현장에서 벌어지는 정보를 교환하고, 지시와 보고를 주고받는 것이다.

평상시에는 소방과 경찰 등 현장 요원이 순찰, 점검, 단속 등을 통해 안전을 관리하는 용도로 활용하지만, 재난 발생 때에는 현장 상황을 신속하게 전파하고, 지휘관의 명령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대응하는 데 목적이 있다.

기존에 경찰이나 소방이 사용했던 무선통신망과 차이라면 음성을 넘어 문자와 동영상을 주고받는 실시간 멀티미디어 통신서비스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여러 사람이 무전기처럼 버튼 하나를 누르는 것만으로 그룹 내 연결된 이들과 영상통화를 하는 '다자 간 통신(Push-To-Talk·PTT)'이 주요 특징 중 하나다.

재난통신망이 본격 사용되면 현장 인력이 단일 통신망 안에서 상황을 공유하고 전파할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소방, 경찰 등이 각기 별도 통신망을 이용해 상황을 주고받는 지금보다 현장 대응력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지역 내 대규모 재난 발생으로 민간통신망 트래픽이 폭증한다거나 무용지물이 되는 '최악의 상황'이 오더라도 재난통신망을 통해 현장 인력 간 통신 유지가 가능해 상황 대처에 안전성을 기할 수 있다.


취재진도 이날 평창군 진부면사무소와 평창올림픽 개·폐회식이 열리는 주 경기장 등에서 전용단말기를 이용해 서로 통신을 주고받아봤다. 버튼 하나만으로 영상 통신이 가능하다는 것에 흥미롭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또 전용단말기를 이용한 통신 응답 속도가 보통의 스마트폰보다 빠르다는 점도 눈에 띄었다.

정부가 구축하는 재난안전통신망은 첨단 LTE(Long Term Evolution) 통신기술인 '공공안전(Public Safety·PS)-LTE'를 활용한다. 고해상도 음성과 영상통화가 특징인 LTE 기술에 재난안전통신 기능 37개를 구현한 것이다.

PS-LTE는 다자 간 통신인 PTT 외에 상황 통제실에서 단말기 주변 상황을 원격으로 청취할 수 있는 '주변음 청취' 기능, 사용자 폭증 상황에도 안정적인 통신망을 유지하는 '통화폭주 대처' 기능, 통제실에서 사용자 간 통화를 중지시키고 지시를 내리는 '가로채기' 기능 등 재난 상황에 특화된 유용한 기능들이 많다.

정부는 본격적인 재난통신망 구축에 앞서 2015년∼16년 동계올림픽 주요 현장인 강원 평창과 강릉, 정선에 시범적으로 통신망을 운영했다.

시범사업을 통해서는 전반적으로 기술적 성과를 확인했지만, 강원도에 산악지형이 많은 탓에 재난통신망의 통화권이 줄어드는 현상도 파악했다.

정부는 이를 개선하고자 평창·강릉·정선 내 재난통신망이 잡히지 않는 음영지역에 기지국 32개, 중계기 6개를 보강 설치하는 작업을 펴고 있다.

또, 올림픽 기간에 외국 귀빈이 인천공항을 통해 평창과 강릉 등으로 이동한다는 점을 고려해 인천공항∼강원 구간에 민간통신망과 연동한 재난통신망을 우선 구축해 가동할 계획이다.

eddi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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