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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꾼' 현빈 "저라면 그렇게 사기 못 쳐요…지금은 '일꾼'"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저 그렇게 바르지 않아요. 바르다는 기준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똑같아요."

14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현빈은 "거짓말도 마음먹으면 잘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도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올바르고 성실한 이미지의 현빈이 사기꾼으로 변신했다. 22일 개봉하는 영화 '꾼'에서 사기꾼만 골라 속이는 사기꾼 지성 역을 맡았다.

"저라면 그렇게 사기 못 칠 것 같아요, 피곤해서." 영화 속 지성은 뛰어난 두뇌의 소유자, '꾼 중의 꾼'이다. 능청을 떨면서 본업인 사기에는 철두철미하다. 지성은 희대의 사기꾼 장두칠 사건을 담당했던 검사 희수(유지태 분)에게 범인을 함께 잡자고 제안한다. 그러고 나서 희수는 물론 관객과도 두뇌 싸움을 벌인다.

'꾼'은 지성과 희수, 고석동(배성우), 춘자(나나), 김 과장(안세하), 곽승건(박성웅) 등 여섯 명의 인물이 각자 속셈을 드러내지 않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다가 반전으로 판이 선명해지는 케이퍼 무비다. 이야기는 지성이 이끌어가지만, 현빈은 혼자서 튀지 않으려 애썼다고 했다.





"튀지 않고 유연하게 가려고 했어요. 사기를 치고 반전을 가져갈 때까지 튀거나 어그러지는 부분이 없어야 했거든요. '속은 사람이 바보, 사기도 실력'이라고 믿으면서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인물로 캐릭터를 만들었어요. 튀기보다 중심을 잘 잡으면 된다고 생각했죠. 무언가 던졌을 때 사기꾼들이 어떻게 반응하고 움직이는지 본 뒤에 또 다른 하나를 던져주는 식으로요."

'꾼'은 5조원대 사기 행각을 벌인 조희팔 사건을 모티프로 한다. '마스터' 등 같은 소재의 영화가 이미 여럿 선보였다. 현빈은 "시나리오를 처음 받을 무렵에 같은 모티프의 영화들이 제작되고 있어서 우려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시나리오상 캐릭터들의 사연이 분명했고 반전과 상황들이 재밌었다"고 말했다.

고교 시절 교내 극단에서 연기를 시작한 현빈은 30대 초반까지 주로 멜로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했다. 2012년 해병대를 제대한 이후로는 캐릭터 변화의 폭이 크다. 역린(2014)에서 조선의 임금 정조, 올해 초 유해진과 호흡을 맞춘 '공조'에선 북한 특수부대 출신 임철령을 맡았다. '꾼'의 지성은 앞선 두 캐릭터에서 무게를 덜고 능청과 천연덕스러움을 장착했다.

내년 스크린에서도 현빈의 변신이 이어진다. 범죄 스릴러 '협상'에선 인질범 민태구, '창궐'에서는 밤에만 활동하는 야귀(夜鬼)를 막고 조선을 구하려 분투하는 이청 역이다.







"과거엔 작품을 보고 나서 여운이 남고 메시지가 있는 작품을 더 많이 한 것 같아요. 당시에 그걸 염두에 두고 선택한 건 아니지만요. 이번에도 오락적이고 관객들이 원하는 작품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 건 아니에요. 하지만 다름에 대한 도전을 항상 합니다. 관객들도 최근에 복잡한 일이 많이 있었잖아요. 문화생활을 즐기는 두 시간 동안 웃고 싶을 때 웃고 울고 싶을 때 우는, 그런 영화도 원하지 않나 생각해요. 내가 하고 싶은 것과 대중이 원하는 것 사이에서 늘 고민하죠."

현빈은 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특히 유지태에게 많은 걸 배웠다고 말했다. 2013년 '마이 라띠마'를 통해 장편 감독으로 데뷔한 유지태는 촬영 중 휴식시간을 이용해 시나리오를 썼다. "'영화와 연기를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구나' 하는 느낌을 크게 받았어요. 제 에너지와 열정에 대해 되묻는 시간이었죠."

'인간 현빈은 무슨 꾼이냐'는 질문에 한참을 생각하다가 내놓은 답변은 '질문꾼'. "'왜'라는 질문을 많이 해요. 피드백이 바로 오지 않으면 무언가 해야 할 타당성을 못 찾아요. 대사를 할 때도 스스로 합리화가 돼야 해요. 지금은 '일꾼'입니다." 현빈은 내년 초까지 '창궐'을 촬영한다.

dad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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