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맛 짜릿한 빙어 얼음낚시…내년 인제 빙어축제 땐 가능할까
이상기온과 수질 문제 딛고 완벽한 부활할지 관심
(인제=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내년 인제 빙어축제 때는 빙어 얼음낚시의 짜릿한 손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을까."
2년 연속 축제가 무산되는 아픔을 겪고서 올해 초 재기한 '겨울축제의 원조' 인제 빙어축제가 내년 축제 때는 완벽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릴지 관심이 쏠린다.
올해 축제는 우여곡절 끝에 3년 만에 재기했지만, 이상기온에 따른 안전사고 우려로 축제의 백미인 빙어 얼음낚시는 끝내 열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기 때문이다.
인제군은 제18회 인제 빙어축제를 내년 1월 27일부터 2월 4일까지 9일간 남면 부평리 빙어호 일원에서 열기로 했다.
인제 빙어축제는 빙판과 얼음낚시를 주제로 1998년 처음 시작됐다.
이후 전국의 유사 겨울축제에 크고 작은 영향을 끼쳐 '원조 겨울축제'라는 명성을 얻었다.
소위 잘 나가던 인제 빙어축제는 2015년 극심한 가뭄과 지난해 이상 고온 현상으로 2년 연속 축제가 무산되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올해 축제도 포근한 날씨 탓에 개최 시기를 당초보다 일주일가량 미뤘는데도 얼음이 충분히 얼지 않아 빙어 얼음 낚시터 운영을 취소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광활한 얼음 벌판에서 '호수의 요정'이라고 불리는 빙어를 낚는 손맛을 느끼지 못한 방문객들은 많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3년 만에 재기에 나선 축제였지만 사실상 절반의 성공에 그쳤던 셈이다.
이 때문에 내년 축제 개최 시기는 절기상 '대한(1월 20일)' 이후로 결정했다.
이 시기에 얼음 두께가 가장 두껍게 형성된다는 점을 고려했다.
내년 1월 장기 기상 전망도 축제 개최와 빙어 얼음 낚시터 운영에 긍정적이다.
기상청은 3개월 전망을 통해 "내년 1월은 대륙고기압과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아 맑고 건조한 날이 많겠다"며 "기온이 큰 폭으로 내릴 때가 있겠다"고 예보했다.
맑고 건조한 날이 이어지다가 기온이 큰 폭으로 내리면 빙어호의 얼음 두께도 그만큼 단단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남은 것은 '빙어호'의 수질이다.
인제 빙어축제 개최 장소인 빙어호는 2015년 길이 220m, 높이 12m의 수중보(부평보) 조성 사업으로 생겨난 소양강댐 내 인공호수다.
소양강댐 수위 기준으로 183m의 만수위 때는 300만t의 물을 가둘 수 있다.
이곳에 가둔 물을 겨우내 얼리면 80㎡ 규모의 광활한 얼음 벌판이 생긴다.
문제는 빙어호 상류인 '우각천'과 '어론천'을 통해 유입되는 생활하수는 청정 이미지에 늘 걸림돌로 작용했다.
대표적 냉수어종으로 차고 깨끗한 소양강에서 서식하는 빙어는 인제 빙어축제의 청정 이미지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특히 다른 어종과 달리 별도의 가공과정 없이 잡자마자 즉석에서 회로 섭취하는 특성상 청정 수질은 축제의 핵심 중 핵심이다.
다행히 올해는 빙어호가 조성된 지 3년여가 넘어 안정 단계에 접어든 데다 지난 8월 25일 소양강댐 건설 이후 14번째로 수문 개방할 정도로 많은 비가 내려 수질은 큰 문제가 없는 상태라는 게 인제군의 설명이다.
그만큼 풍부한 수량은 12m 높이의 수중보 사이로 소양호와 빙어호의 원활한 흐름을 가능하게 해 수질 개선에 큰 도움을 줬다는 것이다.
지난 1∼9월 매달 시행한 빙어호 수질 검사에서도 총인(T-P), 총질소(T-P),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 총대장균수 등의 항목이 소양호 본류의 수질과 거의 유사한 수치로 나타난 점은 이를 방증한다.
인제군 관계자는 "빙어호 조성 이후 매달 수질을 측정하고 있는데, 소양호 본류와 늘 비슷한 수치가 나타나고 있다"며 "축제 기간 얼음만 충분히 얼어 준다면 축제의 백미인 빙어 얼음낚시를 빙어호에서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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