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시진핑, 128일 만의 정상회담…'화학적 교감' 주목
사드 합의 이후 관계 정상화 첫 단추…첫 정상회담서 상호신뢰 표현
美와 성공적 정상회담 직후 만남…홀가분하게 관계정상화 논의 집중할듯
(다낭<베트남>=연합뉴스) 노효동 이상헌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28일 만에 무릎을 맞댄다. 두 정상은 11일 오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베트남 다낭에서 두 번째 정상회담을 한다.
지난 7월 6일 독일 베를린에서 취임 후 첫 정상회담을 한 지 넉 달 만의 조우여서 시간적으로 늦은 것은 아니지만, 그 사이 북한의 숱한 핵·미사일 도발로 두 정상간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했다는 점을 떠올리면 사실상 '지각 정상회담'이다.
이번 정상회담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막혔던 양국 관계 정상화를 위한 첫 단추인 만큼 논의할 과제가 적지 않다. 16개월간 어색한 관계가 지속했던 탓에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정상 간 화학적·정서적 교감, 즉 `케미스트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인간적인 호감도를 넘어 상호 신뢰가 구축된다면 의외로 손쉽게 난제를 풀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시 주석은 사드 갈등 와중에도 문 대통령에 대해서는 깊은 호감을 표한 바 있다.
시 주석은 첫 정상회담 때 "저와 중국민에게 문 대통령은 낯설지 않다. 특히 장강 뒷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낸다는 명언인 '장강후랑추전랑(長江後浪推前浪)'을 자서전에서 인용해 정치적 소신을 밝혀 제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소신을 중국의 명언을 빌려 한 마디로 소개한 데 대한 경의와 더불어 감사의 의미도 포함된 것이었다.
또 문 대통령이 취임 이후 특사를 보내 시 주석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는 등 한중 관계 개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준 데 대해서도 긍정 평가했다.
시 주석은 문 대통령 취임 이튿날 직접 축하전화를 걸어오기도 했다. 시 주석이 한국 대통령에게 취임 축하전화를 한 것은 처음이었다.
그는 첫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당선되신 후 바로 통화해서 공통 관심사를 허심탄회하게 말했다"고 언급하며 문 대통령과의 친밀감을 부각했다.
문 대통령 역시 7월 정상회담에서 중국 국영기업 '상하이 샐비지'가 어려움 속에서도 거대한 세월호를 인양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상하이 샐비지의 노고가 제대로 안 알려져 국민이 제대로 몰라 불만도 많았다"며 "시 주석이 직접 독려도 해준 것으로 아는 데 감사드린다"며 거듭 고마움을 표했다.
한반도 사드 배치와 중국의 '보복' 등 한중 양국 간 냉랭한 기류 속에서도 이처럼 두 정상이 서로에게 호의와 성의를 보였던 점에 비춰보면 이번 만남에서도 인간적인 신뢰를 구축하는 데 양 정상이 상당한 공을 들일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두 정상 모두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빈 방한을 성공적으로 치러내면서 큰 짐을 덜었다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서로에게 다가가 관계 정상화 논의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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