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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정상 국빈 만찬 주인공은 트럼프 외손녀 아라벨라(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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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정상 국빈 만찬 주인공은 트럼프 외손녀 아라벨라(종합)

'아라벨라 중국어 공연' 동영상 방영해 박수갈채 받아

시진핑·트럼프 축배사서 양국 관계 발전 기원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9일 국빈 환영 만찬에서 사실상 주인공은 양국 정상이 아닌 트럼프 대통령의 외손녀 아라벨라였다.

이날 저녁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 방문 공식 만찬에서는 시진핑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의 축사에 이어 아라벨라의 영상이 깜짝 등장했다.

시 주석과 트럼프 부부가 지켜보는 가운데 만찬장의 무대의 대형 스크린에는 아라벨라가 중국어로 노래하고 삼자경(三字經)을 암송하는 영상이 나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방중 첫날인 8일 베이징 자금성 보온루(寶蘊樓)에서 시진핑 주석 부부와 차를 마시면서 보여줬던 아이패드에 담긴 아라벨라의 공연 동영상이었다.

이 동영상에서 분홍색 치파오(중국 전통 의상)를 입은 아라벨라는 1950년대에 만들어진 중국 가요 '우리들의 들판(我們的田野)'을 부른 뒤 송(宋)나라 때 어린이용 중국어 학습 교재인 삼자경과 한시를 또박또박 암송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라벨라 영상이 나오자 대견한듯한 표정을 지었고 시진핑 주석은 미소를 지으면서 끝까지 눈을 떼지 않고 지켜봤다.

아라벨라의 영상이 끝나자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부부를 비롯한 만찬 참석자들이 박수갈채를 보낸 뒤 일제히 식사하면서 만찬은 시작됐다.

아라벨라가 미·중 관계의 가교 역할을 한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 사이에서 태어난 맏딸 아라벨라는 생후 16개월 때부터 중국인 유모로부터 중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아라벨라는 지난 2월에도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맞아 이방카와 함께 주미 중국 대사관을 깜짝 방문해 이방카와 함께 중국어 노래를 선보이는 등 미국과 중국 간 외교적 교량 역할을 했다.

또 지난 4월 시 주석 부부가 첫 미·중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를 방문했을 때도 아라벨라는 시 주석 부부를 위해 중국 동요 '모리화(茉莉花)'를 부르고 시를 읊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9일 정례 브리핑에서 아라벨라 일화를 갑자기 꺼내며 "어제 저녁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외손녀 아라벨라가 중국어로 노래하고 삼자경을 암송하는 영상을 보여줬는데 이 영상은 어제 이미 중국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다"면서 "아라벨라는 중미 우의의 작은 사자(使者)로서 중국 인민의 폭넓은 사랑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 소식통은 "아라벨라의 동영상이 만찬장에 방영된 것은 중국어를 배우는 트럼프 대통령의 외손녀를 내세워 미·중 간의 우호·협력 관계를 대내외에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만찬에서 양국 정상은 미·중 관계 발전을 기원하는 축배사를 하면서 훈훈한 분위기를 돋웠다.

시진핑 주석은 연회 축배사에서 "중미 관계가 몇 대에 걸친 노력으로 큰 진전을 이뤄 양국민에게 복이 되고 세계를 바꿨다"면서 "현재 양국민은 많은 영역에서 함께 발전할 분야가 많으며 잠재력을 함께 발휘하면 도전을 극복할 수 있다"며 협력을 강조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도 건배사에서 "다시 한 번 중국의 열렬한 대접에 감사한다"면서 "미·중 양국의 전망이 밝고 양국이 기회를 잡으면 더욱 좋은 미래를 함께 열어나갈 수 있으며 이는 양국민과 전 세계에 복이 된다"고 말했다.

한편, 봉황망(鳳凰網)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오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베트남으로 곧바로 떠나며 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만리장성을 관람한 뒤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president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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