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LG상사 지주회사 체제 편입…지분 24.7% 인수(종합2보)
김상조 공정위원장 '지주회사 밖 계열사' 지적 이후 첫 재벌 조치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LG가 계열사인 LG상사를 지주회사 체제 내로 편입하기로 했다.
㈜LG는 9일 이사회 승인을 거쳐 구본무 LG그룹 회장을 비롯한 개인 대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는 LG상사 지분 24.7%(957만1천336주)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그룹 지주회사인 ㈜LG가 개인 대주주들이 보유한 LG상사의 지분을 사들여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편입 요건인 지분 20% 이상(상장사의 경우)을 확보하기로 한 것이다.
㈜LG는 경영권 프리미엄 없이 계약 체결일인 9일 종가(3만1천원)로 주식을 매입하기로 했다. 전체 인수 규모는 2천967억원이다.
이번 결정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대기업집단이 일부 개인 대주주 지분이 높은 계열사에 대해 지주회사 체제 안으로 편입시키지 않고 놔두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앞서 2일 "지주회사 전환 대기업집단들이 총수 일가가 직접 지배하는 지주회사 체제 밖 계열사를 과도하게 보유하고 있어 편법적 지배력 확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공정위가 이런 내용을 발표하던 날 삼성·현대자동차·SK·LG·롯데 등 5대 그룹 경영진과 만났다. 이후 LG가 처음으로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에 나선 것이라고 볼 수 있다.
LG 관계자는 "LG는 국내 대기업 중 최초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등 지배구조 개선 노력을 기울여왔다"며 "이번 조치는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면서 지주회사 체제를 더 공고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LG상사의 개인 최대주주 구성을 보면, 구본준 LG 부회장이 3.01%, 구본무 LG 회장이 2.51%, 구 회장의 아들인 구광모 LG 경영전략팀 상무가 2.11%를 갖고 있는 등 LG 계열 개인 대주주가 12.0%를, LG에서 계열 분리된 희성그룹, LF 등의 개인 대주주가 14.2% 등 26.2%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LG는 이번에 이들 주식 가운데 매입에 동의한 LG 계열 주주의 지분 12.0%와 계열 분리된 주주의 지분 12.7% 등 24.7%를 사들이기로 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LG상사의 지배구조는 기존의 개인 대주주 중심에서 지주회사와 자회사 간 수직적 출자구조로 단순화된다.
LG상사는 LG로부터 계열 분리된 개인 주주의 비중이 높아 지분율 하락 가능성이 상존해왔다. 이들이 지분을 매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조치로 ㈜LG는 자원 개발과 인프라 사업을 확대해 가고 있는 LG상사에 대한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는 의미도 있다고 LG는 설명했다.
㈜LG는 앞으로 기업결합 승인 절차를 거쳐 LG상사를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이다.
LG 관계자는 "지배구조를 더 단순화하고 지주회사 체제를 공고히 해 자회사는 사업에 전념하고, 지주회사는 사업 포트폴리오 등을 관리함으로써 지주회사 체제 본연의 경쟁력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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