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사회조사] '일·가정 양립' 가치관 가진 국민 처음으로 절반 넘어(종합)
최상위 소득자 절반 이상 소비생활 만족 못 해
청년 취업 희망, 국가기관→공기업→대기업 순
(세종=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 일보다 가정을 우선시하거나 최소한 동등하게 생각하는 이들이 올해 처음으로 전체의 50%를 넘어섰다.
월 가구 평균소득 600만원 이상인 최상위 소득자의 절반 이상이 자신의 소비생활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이러한 내용이 담긴 '2017년 사회조사 결과'를 7일 발표했다.
이 조사는 올해 5월 16일부터 6월 2일까지 전국 13세 이상 3만9천명을 대상으로 한 의식조사를 집계한 것이다.
눈에 띄는 점은 가정보다 일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사람의 비율이 크게 감소했다는 것이다.
일을 우선시한다는 응답(19세 이상)은 전체의 43.1%로, 2년 전 조사(53.7%)보다 10.6%포인트(p) 감소했다. 2011년 관련 항목 조사가 시작된 후 처음으로 절반 아래로 떨어졌다.
반면 가정을 우선시한다는 비율은 13.9%, 둘 다 비슷하다는 42.9%로 각각 2년 전보다 증가했다.
연령대로 보면 가정생활을 우선시하는 비율이 30대(17.6%)에서 가장 높았다.
통계청 관계자는 "최근 맞벌이·육아 지원 등 일·가정 양립 제도가 강화하면서 의식 변화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조사 대상자들은 직업을 선택할 때 수입(39.1%), 안정성(27.1%), 적성·흥미(17.1%) 순으로 우선순위를 뒀다.
19세 이상 응답자 중 직장을 잃거나 바꿔야 한다는 불안함을 느끼는 사람은 60.4%로 절반을 훌쩍 넘었다.
이러한 경향을 반영하듯 청년(13∼29세)의 선호 직장도 국가기관(25.4%), 공기업(19.9%), 대기업(15.1%) 순으로 조사됐다.
직장이 있는 19세 이상 인구 중 소득이 있는 사람은 82.1%였다. 2년 전보다 3.6%p 증가했다.
이들 가운데 소득에 만족하는 사람은 13.3%에 불과했고, 불만족한 사람은 46.0%에 달했다.
소득 불만족도는 일하는 이의 비중이 가장 큰 60세 이상에서 제일 높았다.
60세 이상은 87.3%가 일을 하고 있었지만, 소득 불만족 비율은 52.7%에 달했다.
의식주·여가·취미생활 등을 포함한 현재의 전반적인 소비생활에 만족하는 응답자는 15.4%로 2년 전보다 1.5%p 증가했다.
연령별로 보면 소비생활 만족도는 20대(19∼29세)에서 가장 높아 18.4%를 기록했다.
통계청은 현재의 행복을 위해 아낌없이 돈을 쓰는 '욜로(YOLO·You live only once)' 유행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소비생활을 만족하는 이는 돈을 많이 벌수록 그 비중이 높아지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크게 증가하지는 않았다.
조사 대상 중 소득이 가장 높았던 월 평균소득 600만원 이상인 응답자 중 소비생활에 만족한다고 답한 이는 36.8%로 조사됐다. 보통은 47.4%, 불만족은 15.8%였다.
만족한다는 응답은 500만∼600만원 24.7%, 400만∼500만원 17.6%, 300만∼400만원 13.4%, 200만∼300만원 10.5%, 100만∼200만원 8.4%, 100만원 미만 5.0%였다.
소득과 부채에 대한 인식은 실제와는 달리 다소 희망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19세 이상 가구주 중 1년 전보다 가구소득이 증가했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18.9%로 2년 전보다 2.1%p 증가했다.
가구 부채가 감소했다고 생각한 비율도 11.5%로 2년 전보다 0.6%p 줄었다.
가계부채는 사상 최고를 기록하고 가계소득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다른 통계 조사와는 거리가 먼 답변이다.
내년 가구 재정상태가 좋아질 것이라고 응답한 이도 26.5%로 2년 전보다 3.7%p 증가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응답자의 인식에 대한 조사"라며 "조사 시기가 새 정부가 막 들어선 5월이었기 때문에 응답자의 긍정적인 전망이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만약 재정 상황이 악화한다면 어떤 지출을 먼저 줄이겠느냐는 질문(복수응답)에는 외식비(63.0%), 식료품비(40.8%), 의료비(40.8%), 문화여가비(38.9%) 순으로 답변했다.
2vs2@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