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프랑스어 진흥 특사에 여성소설가 슬리마니 임명
작년 공쿠르상 받은 인기 작가…여성·이슬람 주목한 문제작 잇따라 발표
3월 연합뉴스 인터뷰서 "프랑스어는 내 첫 정체성"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장관급인 프랑스어 진흥 특사에 작년 프랑스 최고권위 문학상인 공쿠르상을 받은 여성 소설가 레일라 슬리마니(36)를 임명했다.
일간 르파리지앵은 6일(현지시간) 마크롱 대통령이 슬리마니를 프랑스어권(프랑코포니)의 협력과 프랑스어 진흥을 담당하는 특별대사로 임명한다고 보도했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은 곧바로 이 보도가 사실이라고 확인했고, 슬리마니는 이날 엘리제 궁을 찾아 마크롱 대통령과 면담을 했다.
프랑스어 진흥 특사는 장관급으로 이전 정부들에서는 주로 경력 정치인들이 맡아왔으나, 마크롱은 각 부문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민간 전문가들에서 각료나 보좌관을 주로 발탁한다는 기조에 따라 슬리마니를 기용했다.
슬리마니는 자신의 두 번째 소설인 '달콤한 노래'(Chanson Douce)로 지난해 프랑스 최고 권위 문학상인 공쿠르상(Prix Goncourt)을 거머쥐었다. 이 작품은 최근 국내에도 번역 출간됐다.
모로코에서 태어나고 자라 성인이 다 될 무렵 프랑스로 이주해 기자를 거쳐 작가로 활동하는 그는 여성, 이슬람 문화, 전통과 현대 등의 주제에 관해 예리한 안목을 보여주는 소설과 에세이로 현대 프랑스 문단에 문화적 다양성과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슬리마니는 지난 대선에서는 마크롱을 공개 지지했고, 마크롱 취임 직후 첫 조각에서 슬리마니에게 문화부 장관직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로코와 프랑스의 이중국적을 가진 슬리마니는 마크롱이 지난 6월 모로코를 방문할 때 수행단의 일원으로 동행했고, 영부인인 브리짓 마크롱 여사가 지난달 한 자선모임에서 슬리마니의 책을 골라 낭독하는 등 대통령 부부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작가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자신의 고향인 모로코 여인들의 성과 사랑을 다룬 소설 '섹스와 거짓말'을 출간했다.
슬리마니는 지난 3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모국어인 프랑스어는 내 첫 번째 정체성"이라면서 "문학은 보편적 가치를 나누는 행위로, 어느 나라와 민족에 속해 있건 문학을 매개로 다른 문화와 소통한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조만간 방한하는 슬리마니는 오는 18일 서울도서관 특별 강연회의 초청강연자로 나선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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