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일본 유통업계와 식품업계가 "버려지는 음식"을 줄이기 위해 현재 일(日) 단위까지 표시하는 유통기한을 일부 품목에 한해 월(月) 단위로 바꿔 가고 있다.
아직 먹을 수 있는데도 유통기한이 지났다는 이유만으로 폐기처분 되는 음식을 줄이기 위해서다. 일본의 유통기한 표시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기간을 의미하는 "상미(賞味)기간"과 상하기 쉬운 음식의 유통기한을 나타내는 "소비기간"으로 구분되지만, 대부분의 소비자가 두 가지를 거의 같은 뜻으로 이해하고 있다.
6일 요미우리(讀賣)신문에 따르면 유명 슈퍼체인 이온은 10월부터 그룹 전체의 폐기 식품량을 2025년까지 2015년에 비해 절반으로 줄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2018년 4월을 목표로 자체상표(PB·Private Brand) 가공식품 일부의 유통기한(상미기간) 표시를 현재의 "연월일(年月日)"에서 "연월(年月)"로 바꾸기로 했다. 예컨대 유통기한이 2018년 11월 1일이면 현재는 "2018. 11. 1"로 표시하지만, 변경 후에는 "2018. 11"로 표시한다.
회사 측은 "점포에서 식품을 살 때 유통기한이 하루라도 더 많이 남아있는 걸 사려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고려해 월 단위로 표시함으로써 폐기처분되는 상품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조일로부터의 유통기한이 1년 이상인 품목이 대상이다. 우선 "홋카이도(北海道)산 크림스튜" 등 3개 품목부터 적용키로 했다. 대상품목을 순차적으로 늘려 PB 가공식품의 2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일본 농림수산성 추계에 따르면 일본 국내의 버려지는 식품은 2014년의 경우 약 621만t에 달해 국민 1인당 매일 한 컵 분량의 밥이 버려졌다.
유력 식품 메이커인 아지노모토도 2월부터 3개 품목의 유통기한을 월 단위 표시로 바꿨다. 8월에는 "크노르" 브랜드 스프 등 70품목 이상으로 확대했다. 나머지 약 90개 품목도 2019년까지 월 단위 표시로 바꿀 방침이다.
유통, 식품업계보다 먼저 월 단위 표시로 전환한 음료업계의 경우 기린맥주 등이 2013년 이후 음료수와 청량음료 등의 유통기한을 월 단위로만 표시하고 있다. 다만 "상미기간과 소비기간을 혼동하고 있는 소비자도 적지 않아 눈치를 보고 있는 업체도 많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lhy5018@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