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야당 없애는 캄보디아 총리 "여당행 거부하면 정치활동 금지"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정권 연장에 목을 매는 훈센 캄보디아 총리가 제1야당 해체를 공언하며 야당 탈당과 여당행을 거부하는 정치인의 정치활동을 금지하겠다고 경고했다.
5일 미국의소리(VOA) 크메르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훈센 총리는 전날 제1야당 캄보디아구국당(CNRP)이 이달 말에 확실히 해체될 것이라며 100명 넘은 야당 정치인이 여당인 캄보디아인민당(CPP)으로 빨리 전향하지 않으면 5년간 정치활동이 금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야당 인사들에게 국민을 위해 계속 봉사할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캄보디아 정부는 9월 켐 소카 CNRP 대표를 반역 혐의로 구속한 데 이어 10월 대법원에 CNRP가 외부세력과 결탁해 국가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면 강제 해산을 요청했다.
대법원의 첫 심리가 열리기도 전에 훈센 총리가 CNRP 해체를 기정사실로 하며 야당 정치인을 회유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32년째 권력을 쥐고 있는 훈센 총리는 지난 9월 초에 "10년 더 집권하겠다"고 선언했다.
훈센 총리는 내년 7월 총선에서 승리, 집권 연장을 이루기 위해 자신에게 비판적인 언론사와 시민단체의 활동을 막는 등 철권통치를 강화한다는 지적을 서방국가와 인권단체로부터 받고 있다.
정치평론가 메아스 니는 야당 해체와 야당 인사의 정치활동 금지는 캄보디아 정부와 향후 선거의 적법성에 의문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했다.
윌리엄 하이트 주캄보디아 미국대사와 캄보디아 주재 유럽연합(EU) 대표부,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가 최근 잇따라 캄보디아 정부에 야당 해체 중단을 요구했지만, 훈센 총리는 "내정에 간섭하지 말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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