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가 없어서"…한국지엠·르노삼성 내수판매 '뚝'
목표 달성 '빨간불'…수장 바꾸고 연말 총력전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한국지엠(GM)과 르노삼성이 올해 신차 부재와 주력 모델의 판매 부진으로 내수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연초에 잡은 판매목표 달성이 사실상 어려워진 가운데, 양사는 나란히 수장을 교체하고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한 연말 마케팅 공세에 나섰다.
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올해 1월을 제외하고 10월까지 모두 지난해 동기 대비 내수 판매가 감소했다.
월 판매량은 한국지엠의 국내 철수설이 다시 고개를 들던 6월 이후 계속 줄더니 9월부터는 두 달 연속 1만대를 넘지 못했다.
한국지엠의 월간 내수 판매가 1만대 이하로 떨어진 것은 작년 1월 이후 20개월 만이다.
10월에는 전 차종이 전년 동월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면서 판매가 '반토막' 나는 등 부진이 깊어졌다.
한국지엠의 올해 1∼10월 누적 내수 판매는 11만17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9% 적다. 또 연초에 잡은 판매목표인 19만4천대의 약 57%에 불과하다.
준중형 세단 '올 뉴 크루즈'의 디젤 모델이 곧 사전계약을 시작하지만, 볼륨 차종은 아니어서 목표 달성 여부가 불투명하다.
르노삼성은 올 초만 해도 SM6와 QM6의 신차 효과가 유지돼 내수 시장에서 전년 대비 성장세를 보였다.
3월에는 공급부족을 겪던 QM3의 정상 출고가 이뤄지면서 월 판매량이 1만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그러나 쏘나타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인 '뉴 라이즈' 출시로 SM6의 활약이 주춤하더니 5월부터 전체 판매가 하락세로 돌아섰고, 10월에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절반 가까이(46.4%) 줄었다.
르노삼성의 올해 누적 판매는 전년 대비 2.6% 감소한 8만2천282대로 판매목표였던 12만대의 약 69%에 그친다. 연내 새로 출시될 모델이 없어 목표 달성은 어렵게 됐다.
한국지엠은 철수설 외에도 올해 내수 판매를 지탱할 기대주였던 '올 뉴 크루즈'의 부진이 뼈아팠다.
9년 만의 완전변경(풀체인지)을 거쳐 올 1월 출시된 올 뉴 크루즈는 경쟁차종에 비해 비싼 가격과 부품 품질 문제로 인해 초기부터 삐끗했다.
한국지엠이 품질 문제 해결을 위해 출고를 연기하고 가격을 최대 200만원까지 인하했으나 흥행에 실패했다.
전기차 볼트EV도 출시 초기엔 반응이 좋았지만, 물량 확보에 차질을 겪으면서 판매 회복에 기여하지 못했다.
지난해 SM6, QM6의 연이은 출격으로 내수 실적을 끌어올린 르노삼성은 올해 '신차 가뭄'으로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6월에 선보인 소형 전기차 트위지는 애초 많은 판매를 기대했던 모델이 아니었고, 7월 QM3의 부분변경 모델은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했다.
무엇보다 연내 국내에 들어오려 했던 소형 해치백 '클리오'의 등판이 미뤄진 데 대한 아쉬움이 크다.
클리오는 전 세계에서 1천300만대 이상 팔린 인기 모델로, 국내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내년으로 출시 계획이 연기됐다.
이 같은 내수 부진 속에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은 연달아 수장이 본사 출신의 외국인으로 교체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본사에서 한국인이 아닌 외국인 사장을 임명한 것은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그만큼 실적 부진이 심각하다는 의미로, 판매 확대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양사는 올해를 2개월여 앞두고 파격적인 판매 조건을 내거는 한편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한국지엠은 통상 연말에 마련하는 한해 최고의 구매 조건을 한 달 앞서 선보였다.
올 연말까지 동일한 조건으로 최대 450만 원의 현금할인과 7개 주력 차종에 대한 무이자 할부 등 혜택을 제공한다.
아울러 말리부의 새 광고 모델로 이동건·조윤희 부부를 발탁하고 안전성과 주행 성능을 부각하는 마케팅 캠페인에 돌입했다.
르노삼성은 11월 한 달간 SM6와 QM6 구매 시 최대 300만원, QM3 구매 시 최대 150만원을 할인해준다.
이와 함께 뉴 QM3 체험형 브랜드 스토어인 '아틀리에 비비드 라이프'를 서울 가로수길에 이어 부산 광안리에 추가로 열어 다양한 고객체험 행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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