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환영' vs '오지마'…목소리 갈라진 도심 집회
태극기집회 4천명·진보단체 1천명 모여 각자 의견 표출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사흘 앞둔 4일 서울 도심에서는 환영 집회와 반대 집회가 각각 열렸다.
규모로만 보면 보수·친미(親美)성향 단체들의 '트럼프 대통령 환영 태극기집회'가 총 4천명 규모로 더 컸다. 다만 이들 대부분은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이 시작된 5월 말부터 토요일마다 비슷한 규모로 집회를 열어왔던 보수단체 회원이다.
보수단체들은 진보·반미(反美)성향 단체들이 이날 약 1천명 규모 집회를 예고한 데다, 자유한국당이 박 전 대통령을 출당시키고 검찰까지 그의 뇌물 혐의 수사에 속도를 내자 주중에 회원들에게 집회 참여를 강하게 독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유한국당 계열 시민단체인 '박근혜 전 대통령 무죄석방 서명운동본부'는 오후 2시께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앞에서 약 3천명 규모의 태극기집회를 열었다.
같은 시간 중구 대한문에서는 '태극기시민혁명 국민운동본부' 주최로 500명 규모 태극기집회가 열렸다. '새로운한국을위한국민운동'과 '태극기행동본부', '박 전 대통령 구명총연합'도 같은 시간 각각 청계광장·동화면세점·보신각 앞에서 100∼500명 규모 태극기집회를 개최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보수개신교단체로 알려진 '사도들의 교회'는 오후 4시께 광화문광장에서 트럼프 대통령 환영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진보·반미성향 단체들은 이날 오후 2시30분께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민중당이 개최하는 정당연설회를 시작으로 트럼프 대통령 비판 집회를 잇따라 연다.
민중당에 이어 오후 3시께부터는 청년단체 '방미 트럼프 탄핵 청년원정당(방탄청년당)'이 '트럼프 완전파괴 대회'를 열고 '트럼프 참수 및 입 틀어막기' 등 퍼포먼스를 펼친다.
한국진보연대·노동자연대 등 220여개 단체 연대체인 '노 트럼프 공동행동'은 오후 4시께 종로구 르메이에르빌딩 인근에서 트럼프 대통령 방한 반대 집회를 개최한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완전 파괴' 등 강경 발언으로 한반도 전쟁 위기를 고조시켰다고 비판하고, 한미 합동 군사훈련 중단 등 대북제재 철회를 통한 남북대화 재개를 요구할 예정이다.
공동행동은 오후 5시께 집회를 마친 뒤 세종대로사거리를 거쳐 미대사관 인근으로 행진한다.
이어서 오후 6시께 민주주의자주통일대학생대표자협의회(민대협) 회원 약 50명이 미대사관 인근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철거 요구 평화행동'을 개최한 다음,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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