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총리 "공공부문부터 유리천장 깰것,여성고위직 비율 높게설정"
제52회 전국여성대회 개회식 축사…"유리 천장 엄연히 존재"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는 2일 "오늘 오전 정부는 공공부문에서의 여성 고위직 늘리기 방안을 확정했다. 정부는 공공부문 여성 고위직의 비율을 여러분이 상상하시는 것보다 더 높게 잡았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52회 전국여성대회 개회식 축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여성가족부는 앞서 오전 이 총리 주재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공공부문 여성 대표성 제고계획'을 보고했다. 여가부는 이 계획을 조만간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공개할 예정이다.
이 총리는 "한국의 성별 임금 격차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가운데 여전히 최악이다. 남녀고용평등법이 시행된 지 30년이 됐건만 현장이 반드시 법대로 움직이는 것도 아니다. 경제계, 정치계와 행정부의 책임자 가운데 여성은 아직 소수"라며 "우리 사회에 유리 천장은 엄연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현실을 바로 잡으려 한다. 정부는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성(性)평등을 실현해 가겠다"며 "취업과 임금과 승진에서의 차별을 없애 가겠다. 보육에 대한 남성의 분담과 국가의 책임을 대폭 늘릴 것이다. 공공부문부터 유리 천장을 깨기 시작해서 사회 전반으로 확산해 가겠다"고 약속했다.
이 총리는 특히 "여성들이 능력을 발휘하는 것은 여성 자신의 자아실현과 행복을 위해 불가결하다. 동시에 국가의 도약을 위해서도 여성능력의 발현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축사 도중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국제통화기금) 총재가 올여름 서울에 와서 '한국 노동시장에서 남녀격차만 줄여도 GDP(국내총생산)가 10% 가까이 올라갈 것'이라고 언급한 내용도 소개했다.
이 총리는 이어 "이제 여성능력을 충분히 활용하지 않고는 어느 나라도 세계 지도국가로 도약할 수 없다. 그런 생각을 확실히 갖고 성평등 정책을 힘차게 펼치겠다"며 여성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부탁했다.
아울러 이 총리는 이번 전국여성대회의 주제인 '정의롭고 차별 없는 사회, 여성이 주도한다'에 공감을 나타내면서 "이제 여성은 수동적 존재를 뛰어넘어서 능동적 존재로 변모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는 여성의 역할이 더 커지고, 여성의 위상 또한 더 높아질 것이다. 많은 미래학자는 미래사회의 거대한 특징 가운데 하나로 여성화를 꼽는다"며 "육체노동은 성차별을 하지만 정보화와 세계화는 성차별을 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한국사회도 결코 예외가 아닐 것이다. 오히려 이러한 변화는 한국사회에서 더 빨리 진행될 것이라고 직감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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