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값 오르는데 기부는 뚝…몸도 마음도 추운 저소득층
부산 유일 연탄공장 9월 문 닫아 운송비 증가 우려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연탄이 모자라면 방안에 한기가 돌아도 어르신들이 하루 2장만 때며 버팁니다. 연탄값과 배송비가 올라 저소득층 부담은 커졌는데 기부는 줄어 걱정입니다."
강정칠 부산연탄은행 대표는 최근 걱정이 많아졌다.
최근 2년 사이 연탄 기부가 줄어들기 시작하다니 올해는 기부 문의조차 뚝 끊긴 상황이다.
부산연탄은행은 2004년 설립된 이후 매년 겨울마다 50만 장 이상을 후원받아 1천500가구에 나눠주는 것을 목표로 활동한다.
한 번도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적이 없다가 2015년 42만장에 이어 지난해에도 44만장을 후원받는 데 그쳐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다.
부산에서 가정용으로 주로 쓰는 구멍 25개짜리 연탄 1장을 난방용으로 때면 공기구멍을 어떻게 조절하느냐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통상 6시간 온기가 지속한다.
쪽방 한 칸을 훈훈하게 하려면 연탄은 하루 최소 3∼4장이 필요하다.
방이 넓거나 여러 칸인 경우에는 한 번에 최대 연탄을 3장까지 넣는 경우도 있어 하루에 필요한 연탄 수는 훨씬 늘어난다.
보통 11월 중순부터 2월 말까지 110일 정도를 난방한다고 보면 겨울 동안 필요한 연탄은 1가구당 400∼600장 정도가 된다.
부산에는 연탄 난방가구가 2천 가구 정도 있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중 정부 지원을 받는 가구는 1천 가구 안팎이다.
이들은 매년 260∼300장 정도의 연탄을 정부에서 지원받는다.
부족한 부분은 기부를 받거나 저소득층이 직접 구매를 했는데 올해는 연탄값이 인상되고 배송비마저 오를 것으로 예상돼 저소득층의 부담이 커졌다.
강 대표는 2일 "지난해 연탄값이 올라 25공탄 기준 연탄 1장이 540원, 여기에 배송비를 합치면 각 가정에 연탄 한 장이 700원 정도에 납품됐다"면서 "올해는 연탄값이 100원 정도 더 오른다는 이야기가 있어 부담이 커질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부산지역은 배송비까지 더 늘어날 예정이다.
지역의 유일한 연탄공장이 지난 9월 경영난으로 문을 닫으면서 올해는 경북 경주에서 연탄을 공급해오고 있다.
부산시의회에서는 연탄 배송비를 예산으로 지원하는 조례 제정을 현재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 대표는 "연탄이 배송비까지 포함해 장당 1천원에 육박하면 저소득층이 어떻게 버티겠느냐"면서 "뜻있는 단체의 후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연탄 기부가 줄어든 것은 부산지역 경기침체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부산 기업의 30%를 차지하는 조선·해운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기업들의 후원액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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