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웅산 수치, 로힝야 '인종청소' 사태 현장 첫 방문(종합)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미얀마군의 로힝야족 '인종청소'를 방치했다는 비판을 받아온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이 사태 발생 2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현장을 방문했다고 현지 언론과 외신이 2일 보도했다.
국가자문역실의 저 타이 대변인은 수치가 이날 하루 일정으로 로힝야족 유혈사태 현장인 서부 라카인주(州) 마웅토와 부티다웅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수치 자문역이 '인종청소' 논란의 현장으로 불에 탄 로힝야족 거주지역을 방문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앞서 미얀마 타임스는 로힝야족 유혈사태 해결을 위해 설립한 UEHRD(인도적 지원·재정착·개발을 위한 연합 기업)의 대표단을 이끌고 라카인주를 방문, 난민 구호 및 송환, 재정착 및 재활 프로그램을 점검한다고 전했다.
미얀마의 최고 실권자인 아웅산 수치가 라카인주를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그동안 로힝야족 '인종청소' 주장을 부인하면서 국제사회의 따가운 비난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1991년 수치에게 수여된 노벨평화상을 박탈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특히 지난달 19일 국정연설에서는 "모든 인권침해와 불법적인 폭력을 규탄한다"면서도 미얀마군의 잔혹 행위를 언급하지 않았고, 라카인주 이슬람교도 가운데 절반은 폭력사태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해 논란을 키웠다.
이후 국제사회의 인종청소 비판 여론은 더욱 거세졌고, 미얀마군에 대한 제재 움직임도 활발해졌다.
로힝야족 반군단체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은 미얀마에서 핍박받는 동족을 보호하겠다며 미얀마에 항전을 선포하고 지난 8월 25일 경찰초소 30여 곳을 습격했다.
미얀마군은 ARSA를 테러단체로 규정하고 대대적인 소탕전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수백 명이 목숨을 잃었고 로힝야족 60만명 이상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피난했다.
난민들은 미얀마군과 일부 불교도가 민간인을 죽이고 집에 불을 지르는 등 로힝야족을 국경 밖으로 몰아내려 했다고 주장했고, 유엔은 이를 '인종청소의 교과서적 사례'로 규정했다.
그러나 미얀마 정부는 방화 등 행위가 ARSA 반군의 소행이라고 일축했으며, 미얀마군은 자신들의 행위가 극단주의 세력에 맞선 정당한 행위라고 주장해왔다.
이런 가운데 미얀마는 최근 방글라데시와 난민 송환을 위한 협상에 돌입했지만, 양측의 이견으로 진전을 보지 못한 채 송환 지연의 책임이 상대방에게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미얀마는 방글라데시가 천문학적인 규모의 구호기금 때문에 의도적으로 송환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방글라데시는 지난 1993년 체결된 난민 송환 협정의 조건이 너무 까다로운데다 미얀마측이 하루에 송환 가능한 인원을 300명으로 제한한데 문제가 있다며 협정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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