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러슨·매티스 "美대통령 전쟁권한 당장 제약하면 안돼"
무력사용권 개정 위한 상원 청문회서 반대 입장 표명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외교·안보 사령탑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짐 매티스 국방장관이 30일(현지시간) 미 의회가 검토 중인 대통령 전쟁 권한의 수정 또는 폐지에 반대의 뜻을 나타냈다.
두 장관은 이날 대통령 '무력사용권'(AUMF) 개정에 관한 미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고 AP와 AFP 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번 청문회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군사행동 위협으로 인한 긴장 고조와 최근 니제르에서 발생한 미군 특전부대원 사망 사건으로 대통령의 전쟁 개시 권한을 놓고 논란이 가열되는 가운데 열렸다.
미 의회 일각에서는 2001년 9·11 테러를 계기로 테러단체 응징을 위해 대통령에게 부여한 무력사용권이 마치 의회 승인 없이도 전쟁할 수 있는 백지수표처럼 악용되는 현실을 바로잡고자 AUMF 개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틸러슨 장관은 청문회에서 "미국은 탈레반, 알카에다, ISIS(이슬람국가)에 군사행동을 할 법적 권한이 있다"며 "현재로서는 무력 사용을 위한 새로운 또는 추가적인 의회의 승인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매티스 장관은 현행 법규정을 폐지할 경우 "우리의 적은 물론 친구들에게도 우리가 이 싸움으로부터 물러나고 있다는 시그널을 줄 수 있다"고 염려했다.
이어 "전쟁은 본질적으로 예측할 수 없다"며 "(테러와의 전쟁은) 국경을 존중하지 않고 그들의 작전 영역에서 지리적 한계를 두지 않는 초국가적인 적과의 싸움"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들 장관은 현재 진행 중인 군사 작전과 테러 용의자 구금의 법적 근거를 제공할 새로운 규정이 준비될 때까지는 현행 AUMF의 개정을 추진하지 말아 달라는 단서를 달아 개정 자체에 완전히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을 시사했다.
반면 상원 외교위 민주당 간사인 벤 카딘(메릴랜드) 상원의원은 "미국인들이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끝없는 '그림자 전쟁'을 수행하기를 원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대통령 전쟁 권한의 수술 필요성을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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