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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북핵위기 중재에 본격 나서나…관련 회의 잇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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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북핵위기 중재에 본격 나서나…관련 회의 잇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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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북핵위기 중재에 본격 나서나…관련 회의 잇달아

내달 10∼11일 비핵화·군축 논의 국제 회의에 관심 집중

28일에는 교황청 후원 세미나서 "북한의 핵연료, 전력 생산으로 변환" 해법 제시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교황청이 북핵 위기와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된 회의를 잇따라 마련하며 북핵 위기 해결을 위해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교황청은 내달 10∼11일 바티칸에서 '핵무기 없는 세상과 완전한 군축을 향한 전망'이라는 제목으로 회의를 개최, 국제 사회에 고조되고 있는 핵 위협 중단을 촉구하고, 비핵화, 군축 방안 등을 논의하는 장을 마련한다고 30일 밝혔다.

교황청 국무총리 격인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추기경), 유엔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고위 관리, 교황청 주재 한국, 미국, 러시아 대사, 역대 노벨평화상 수상자 11명 등이 자리를 함께 하는 이번 회의에서는 북핵 위기 해법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탈리아 일간 라 레푸블리카는 이번 회의와 관련해 30일자 지면에 '한반도, 프란치스코 교황의 중재'라는 제목의 기사를 싣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북핵 위기를 풀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간 중재에 나서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교황청은 이에 대해 "이번 회의는 단지 핵무기 폐기와 관련한 고위급 회의일 뿐"이라며 프란치스코 교황이 내달 회의를 통해 북핵 위기를 중재하려 한다는 관측에 대해 선을 그었다.

그러나,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대해 국제 사회가 느끼는 위기감을 고려할 때 내달 바티칸 회의의 상당 부분은 현실적으로 북핵 위기를 논의하는 데 할애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현지 외교가는 보고 있다.

교황청은 앞서 지난 28일 이탈리아 중부 아시시에서 '한반도 평화구축 프로젝트'라는 제목으로 열린 북핵 위기 해법을 모색하는 세미나에도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탈리아 가톨릭 자선단체인 '치빌타 델라모레'(사랑의 문명)가 주최하고, 교황청이 후원한 이 세미나에는 이탈리아 초대 총리 알치데 데 가스페리의 딸이자 정치인인 마리아 로마나 데 가스페리 치빌타 델라모레 명예 회장을 비롯해, 스테파니아 프로이에티 아시시 시장, 카를로 트레차 전 주한 이탈리아 대사, 줄리오 프라티첼리 퇴역 장성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

주교황청 대사관 측에 따르면 파롤린 국무원장은 데 가스페리 명예 회장 편으로 보낸 인사말에서 "교황청은 한반도 평화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며 "대화와 화해를 통해 현재의 위기를 풀 수 있도록 각별한 노력이 필요할 때"라고 언급했다.

교황청 부서인 온전한 인간 발전 촉진성의 피터 턱슨 장관도 회의 참석자를 통해 "(북핵 도발로 인한)한반도의 위기는 한국과 주변국들의 문제를 넘어선 전 세계적 문제"라며 "위기 해결을 위해 전 세계적인 노력이 필요하며, 교황청도 힘 닿는 데까지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탈리아 핵물리학자들도 동참한 이날 회의에서는 북핵 위기의 해법으로 북한의 플루토늄과 고농축 우라늄 등 핵미사일 연료를 전력 생산용으로 변환함으로써 핵 위기를 평화적으로 푸는 방안이 제시돼 눈길을 끌었다.

이날 회의 참석자들은 미국과 러시아 정부가 1992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관여한 합의에 따라 '메가톤의 핵폭탄을 메가와트의 전기로'(Megatons to Megawatts)라는 이름의 프로젝트 아래 러시아 핵탄두 2만기에 장전됐던 고농축 우라늄을 저농축의 민간발전용 핵연료로 전환해 전력 생산에 사용한 전례가 북한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련의 개혁개방 정책 직후인 1993년 시작돼 2013년 12월까지 20년 간 실시된 이 프로젝트를 통해 미국은 미국 내 핵발전소에서 사용되는 우라늄 가운데 절반을 제공받았고 이를 통해 전체 상업용 전력 가운데 10%를 생산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날 세미나 참석자들은 또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로 국제 사회가 전례 없는 핵전쟁 위기에 놓였다는 데에 인식을 함께하고, 무력이 아니라 대화와 협상을 통한 외교적 노력 만이 현재의 위기를 풀기 위한 유일한 해법임에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에 참석한 교황청 관계자는 "북한이 체제 안위에 대한 불안이 해소되지 않는 한 핵개발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 자명한 상황에서 이번 제안은 비현실적인 느낌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이번 세미나는 갈등 고조를 막고,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서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북핵 위기 해법으로)다양한 대안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는 교황청의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교황청의 외교장관 격인 폴 로버트 갤라거 외무부장(대주교)이 지난 달 바티칸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한반도의 긴장 고조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한반도 위기 해결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하는 등 교황청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역할을 마다하자 않을 것임을 여러 번 강조한 바 있다.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로 파견된 김희중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남북 화해를 위한 중재 요청을 하기도 했다.


ykhyun1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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