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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루포' 이범호 "광주서 얼굴 들고 다닐 수 있을 것 같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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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루포' 이범호 "광주서 얼굴 들고 다닐 수 있을 것 같다"(종합)

'만루 홈런 1위' 이범호, 포스트시즌 첫 만루포

13타수 1안타 부진 끊어내고 우승 '화룡점정'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김승욱 기자 = 역시 '만루홈런의 사나이'다웠다. 시리즈 내내 침묵하던 이범호(36)가 마지막 5차전에서 홈런의 꽃인 만루홈런을 터트렸다.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2017 타이어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KIA는 3회 초 안타와 보내기 번트로 만든 1사 2루에서 로저 버나디나의 중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최형우의 우전 안타와 나지완의 몸에 맞는 공으로 계속된 2사 만루. 7번 타자 이범호가 타석에 들어섰다.

베테랑 타자와 7년 연속 한국 무대를 밟는 최장수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의 대결은 눈 깜짝할 새에 끝났다.

이범호는 니퍼트의 129㎞짜리 초구 슬라이더에 승부를 걸었다. 이범호의 벼락같은 스윙에 타구는 좌측 펜스를 훌쩍 넘었다.

비거리 115m짜리 만루홈런이었다. 잠실 밤하늘을 수놓은 이범호의 그랜드슬램에 전광판을 기준으로 왼쪽 KIA 응원석은 열광의 도가니로 변했다.

KIA는 이범호의 개인 통산 첫 포스트시즌 만루홈런으로 단숨에 5-0의 리드를 잡았다.

결국, KIA는 5차전에서 두산의 막판 추격을 뿌리치고 천신만고 끝에 7-6으로 승리하며 한국시리즈를 4승 1패로 끝냈다. 2009년 이후 8년 만에 정상에 등극했다.

경기를 마친 이범호는 "밸런스가 안 좋아서 혹시 담장을 안 넘어갈까 봐 오래 바라봤다"라며 "(좌익수) 김재환이 천천히 뛰어가길래 긴장했는데 넘어가는 것을 보고 '이제 됐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범호는 KBO리그에서 만루에 가장 강한 사나이로 꼽힌다.

정규시즌에서 개인 통산 16개의 만루홈런을 기록 중이다. 이미 2위인 심정수(12개·은퇴)를 4개 차로 제쳤다.

개인 통산 홈런에서는 '국민타자' 이승엽(467개)이 이범호(308개)를 훨씬 앞서지만, 이승엽의 만루홈런은 10개로 이범호보다 6개나 적다.

이범호의 '해결사' 기질은 한국시리즈에서도 잠들지 않았다.

이범호는 전날 4차전까지 한국시리즈 4경기에서 12타수 1안타, 타율 0.083으로 숨을 죽였다.

이날 5차전에서도 2회 초 첫 타석에서는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시리즈 타율은 0.077까지 내려갔다. 하지만 이범호는 자신이 가장 강했던 만루 기회가 찾아오자, 그 한 번의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이범호는 "홈런을 확인한 순간 '이제 광주 가서 얼굴 들고 다닐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면서 "어제 자다가 가위에 눌렸는데, 귀신이 들어와서 홈런을 만들어줬나 보다. 이렇게 끝나면 불쌍하니까 하늘이 도와준 것 같다"며 싱글벙글 웃었다.

이범호는 만루포를 터트린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와 헬멧을 벗고 김기태 감독에게 고개 숙여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거듭된 부진에도 자신을 끝까지 믿어준 사령탑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였다.

이범호는 국가대표 3루수로 뽑힐 정도로 출중한 기량에도 우승과는 유독 인연이 없었다.

한화 소속이던 2006년 우승의 기회가 찾아왔으나 당시 한화는 한국시리즈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넘지 못하고 준우승에 그쳤다.

당시 이범호는 한국시리즈 6경기에서 타율 0.231(26타수 6안타)에 타점이나 홈런 없이 1득점만 올렸다.

2011년부터 KIA에서 뛴 이범호는 "우승 기회는 자주 오지 않는다. 하늘이 주신 이번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그렇게 우승의 기회가 다시 한 번 찾아오길 고대하던 이범호는 KIA에서 그 바람을 이뤄냈다. 이범호의 얼굴에 환한 웃음꽃이 피었다.

changyong@yna.co.kr

ksw08@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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