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오바마·민주당 '러시아 스캔들 사주설'로 맞불
대선캠프 좌장 기소되자 "오바마 캠프·민주당, X파일 만든 회사에 돈 지불"
(워싱턴=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폴 매너포트 전 대선캠프 선대본부장이 '러시아 내통' 관련 혐의로 특검에 의해 기소되자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정부 간 내통 의혹의 진원지인 '트럼프 X파일' 작성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측과 민주당이 사주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대선 기간 자신의 오른팔이었던 핵심 선거참모의 법정 기소로 정치적 위기에 몰리자 특유의 맞불 작전으로 정면 돌파에 나선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오바마 캠프가 퓨전GPS에 97만2천 달러를 지불했다는 보도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 조직됐던 '미국을 위한 오바마(OFA)'가 지난해 4월부터 한 법률회사를 통해 퓨전GPS에 모두 97만2천 달러를 지불했다는 보수 매체 '더 페더럴리스트'의 보도 내용을 인용한 것이다.
사설정보 회사인 퓨전 GPS는 지난해 대선 기간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정부 사이의 각종 연계 의혹을 담은 이른바 '트럼프 X파일'을 작성해 폭로했고, 이는 지금까지도 트럼프 대통령을 괴롭혀온 러시아 대선 개입 의혹의 단초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트위터에서 "이 회사(퓨전GPS)는 민주당전국위원회(DNC)로부터도 124만 달러를 받았다"면서 "이를 누가 허락했는지 아무도 모른다고?"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액수 옆에 괄호를 사용해 "정말?"이라고 적어 124만 달러보다 많은 돈이 민주당으로부터 퓨전GPS에 전달됐을 가능성을 슬쩍 흘렸다.
민주당의 핵심 조직인 DNC가 '트럼프 X파일' 작성을 사주했다는 의혹을 더욱 부풀리는 한편 '124만 달러 전달설'에 대해 "몰랐다"는 반응만 되풀이하는 민주당 주요 인사들을 본격적으로 압박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언급은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부 장관을 직접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도 클린턴의 각종 비리 의혹들을 거론하면서 "클린턴이 만든 가짜 X파일"이라는 표현을 썼다.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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