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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편향' 안보교육 DVD에도 국정원 개입…개혁위, 수사의뢰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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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편향' 안보교육 DVD에도 국정원 개입…개혁위, 수사의뢰 권고

'안보교육 강화' MB 지시 따라 국정원·보훈처 합작

'우편향 교육' 국발협도 원세훈 지원…박승춘이 회장

전경련·한진·현대차·하나은행 등 통해 지원금 받기도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국가보훈처가 '우편향' 논란에 휩싸인 안보교육 DVD를 제작·배포하는 과정에 원세훈 전 원장의 국정원이 개입했다는 내용이 사실로 드러났다.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는 이런 사실을 확인하고 30일 국정원에 해당 사항을 검찰에 수사 의뢰할 것을 권고했다.

국정원 개혁위에 따르면 '원세훈 국정원'은 박승춘 전 국가보훈처장 재직 당시 보훈처가 배포한 '우편향 의혹' 안보교육 DVD 제작에 적극적으로 개입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10년 12월 '안보교육 강화'를 강조함에 따라 박 전 처장은 '나라사랑교육과'를 신설하는 등 이를 집중적으로 추진했고 원 전 원장은 국발협(국가발전미래교육협의회) 및 군 등과 협조해 안보의식 교육을 전방위로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은 2011년 10월 보훈처와 협의해 안보교육용 DVD를 제작할 것을 심리전단에 지시했다.

DVD 샘플을 제작해 보훈처에 전달한 심리전단은 긍정적 대답이 돌아오자 같은 해 12월 11장의 DVD가 한 세트인 '호국보훈 교육자료집' 11세트를 제작했다.

개혁위는 "국정원이 거액의 국가 예산으로 국발협을 운영하면서 안보교육이라는 미명으로 민간인에게 '진보정권=종북'이라는 정치 편향적 교육을 한 것은 정치·선거개입 의도가 다분하다"고 지적했다.

개혁위는 "박 전 처장 등 관계자들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안보 교육자료 DVD 제작과 관련해 '익명의 기부자로부터 협찬받았다'고 말한 것은 위증 소지가 있다"면서 "이 점을 보훈처에 통보하도록 권고했다"고도 밝혔다.

개혁위는 또 박 전 처장이 초대 회장을 지내면서 정치 편향적인 안보교육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국발협 역시 원 전 원장의 지시로 설립돼 사실상 국정원이 운영됐다고 확인했다.

국정원은 2010년 1월 원 전 원장 지시에 따라 국발협을 설립하고 2014년 1월 청산 때까지 자체예산 63억여 원을 들여 임대료, 인건비, 강사료 등 모든 제반 경비를 지원해 이를 외곽단체로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국정원은 국정원 예산 외에도 전경련을 통해 1억 원, 2011년에는 한진·현대차·하나은행 등에서 1억9천여만 원을 각각 받아 국발협에 전달하기도 했다.

원 전 원장은 2010년 3월 박 전 처장 등 회장단을 만나 "좌파정부에서 박힌 대못이 빠지지 않았다"며 "국발협이 학교 등을 찾아가 전교조 등 '다른 생각'을 바꾸는 안보교육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지시했다.

이에 국정원은 국가 정체성 확립을 국정원 핵심과제로 선정하고 국발협을 통한 안보교육 현황이 담긴 '종북세력 척결활동 추진 상황'을 수시로 점검했다.

국정원의 전폭적 지지 속에 국발협은 2010년 2천119회, 2011년 6천850회, 2012년 7천828회에 걸쳐 안보교육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국발협을 담당하는 국정원 내 부서는 심리전단 등과 함께 교재용 파워포인트(PPT)를 제작하고 정부를 비판하는 인사를 역으로 비판하는 여론을 유포하는 등 정치개입 활동을 병행했다.

이들이 제작한 교재 내용을 보면 '2002년 대선에서 20∼40대 젊은이들이 북한이 바라는 노무현 후보를 선택' 등 정치 편향적인 내용이 들어 있었다고 개혁위는 전했다.

국발협 지회에서는 국정원의 지시에 따라 야당 정치인을 비판할 목적으로 지회장 명의로 지역신문 등에 정치 편향적 칼럼을 게재한 사실도 개혁위 조사에서 드러났다.

국발협의 이런 활동이 언론 등의 주목을 받으면서 정치 편향성을 놓고 문제가 제기되자 국정원은 2011년 12월 '국발협 언론취재 대응 매뉴얼'을 작성해 배포하며 철저한 대응을 지시했다.

국정원은 2012년 국정감사 당시 민주통합당 박지원·김영환 의원 등이 국발협 관련 자료제출을 요청하자 국방부에는 설립일 등 최소한의 자료만 내도록 지시했다.

보훈처에는 '국발협은 예비역 장성을 주축으로 설립된 자발적 민간단체로 정부로부터 예산 지원 없이 각계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비영리 재단법인임을 부각하라'고 통보하기도 했다.

개혁위는 "2013년에도 국발협은 국정원 예산을 받아 활동했으나 2012년 대선에서 불거진 댓글 사건 등으로 국정원 개입이 노출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2013년 국정원에 단계적 청산방안을 보고하고 2014년에 법인해산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kjpar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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