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 "네이버, 언론과 달라…뉴스 부당편집은 사과"
"뉴스 잘 몰라…관련 업무는 최대한 외부에 맡기는 게 옳다"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국내 최대 포털인 네이버의 최고결정권자인 이해진 전 이사회 의장이 최근 불거진 네이버 스포츠 뉴스의 기사 부당편집에 대해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하고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 전 의장은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처럼 말했다.
네이버는 앞서 지난 20일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청탁을 받아 K리그 축구 기사를 부당 재배열한 사실이 밝혀졌다며 한성숙 대표 명의로 사과한 바 있다.
이 전 의장은 이날 국감에서 '네이버를 언론으로 보느냐'는 의원 질의에는 "(네이버가) 뉴스를 생산치 않아 기존의 언론과 다른 개념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네이버가 '언론 위의 언론'으로서 과도한 영향을 행사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그 부분은 보도를 통해 봤다"고 답했고, 네이버의 여론 조작 의혹에 관해서는 "뉴스 부문에 대해 깊이 알고 있지는 못 한다"고 직접적인 답변을 피했다.
이 전 의장은 뉴스의 부당 재배치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과 관련해서는 "(네이버 경영을 총괄하는) 한 대표가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한다고 들었고 외부 의견도 많이 들어야 하고 고민도 많이 해야 한다. 급히 해답을 내놓기는 쉽지 않을 거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뉴스 서비스를 앞으로도 직접 할지에 관한 질의에는 "이미 뉴스 서비스의 제휴 언론사 선정이나 검색 관련 검증도 외부 위원회를 통해 하고 있다. 우리는 기술 플랫폼(기반 서비스) 기업인 만큼 가급적 외부에 놓는 것(외부에 맡기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답변했다.
지금껏 대외 활동이 드물어 '은둔의 경영자'로 불렸던 이 전 의장은 이날 짙은 정장에 검은 넥타이를 착용하고 국감장에 나왔으며, 답변 중 종종 목소리가 떨리기도 했다. 인터넷 업계의 거물로 꼽히는 이 전 의장이 국감 증인석에 선 것은 처음이다.
그는 이날 오후 5시 20분께 국회 현관에 나타났을 때도 "12일 국감 때 불출석하고 결국 나오게 된 소감이 뭐냐" 등 취재진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고 굳은 표정으로 국감장에 들어갔다.
이날 저녁 과방위 국감에는 이 전 의장 외에도 KT 황창규 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 총괄 사장, 존 리 구글코리아 사장, 조용범 페이스북코리아 대표 등 IT(정보기술) 업계의 거물이 일제히 출석해 '역대 최대 IT 국감'이라는 평을 듣게 됐다.
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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