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산불에 '드론' 띄워 위치 파악…실전 방불케 한 재난훈련
북한산국립공원·정부과천청사 등에서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 개시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황재하 기자 = "땅!" "푸슈우욱…"
30일 오후 2시 서울 성북구 북한산국립공원 정릉계곡 인근에서 신호탄이 희뿌연 연기와 함께 하늘로 치솟아 올랐다.
5일간 이어지는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 첫날 서울시와 성북소방서 등이 북한산에 대형산불이 났다고 가정하고 훈련에 돌입한 것이다.
소방당국은 오후 2시 1분 화재신고를 접수하고 소방차들을 발 빠르게 투입했다. 지휘차가 화재현장에 도착한 오후 2시 10분부터 본격적인 진화 작업이 착수됐다. 완전 진압이 이뤄질 때까지는 1시간 24분이 걸렸다.
현장에 도착한 소방대원들은 곧바로 드론 2대를 띄웠다. 한대는 줌 기능을 갖췄고, 다른 한 대는 열화상 카메라가 달려있어 8㎞ 반경 내에서 불이 나는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곧이어 헬기 4대가 나타나 공중에서 물을 뿌렸다. 실전을 방불케 하는 훈련상황이 이어졌다.
오후 2시 50분께 현장에 도착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밤이 아닌 낮이라 다행이긴 한데 헬기를 조금 더 많이 투입해야 불이 확산하는 것을 신속하게 막을 수 있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드론의 상공 체류시간이 30∼40분 정도 된다'는 소방당국 관계자의 설명에 "개량이 필요해 보인다"고 주문했고, "다용도, 다기능 헬리콥터도 있어야겠다"고 말했다.
이번 훈련에는 소방서 145명과 의용소방대 120명, 경찰 50명, 성북구 공무원 40명, 군인 30명 등 총 534명이 투입됐다. 민간 조직인 자율방재단 100명도 훈련에 참가했다.
성북소방서는 이번 훈련에서 주택 20채를 포함한 토지 총 3만9천㎡가 소실되고, 사망자 1명과 부상자 20명이 발생한 것으로 가정했다.
같은 시각 경기도 정부과천청사의 방송통신위원회에서도 누전에 따른 화재가 발생했다고 가정한 훈련이 실시됐다.
화재경보가 울리고 나서 1분 뒤 형광봉을 든 유도반이 투입돼 직원들을 대피소로 안내했다. 불이 난 지 5분 만에 구급차가 2대 도착했고 다친 직원들이 들것에 실려 나갔다.
자율소방대원들은 소방차가 도착하기 전까지 소화기로 자체 진화에 나섰고, 과천청사경비대 5분대기조가 출입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오후 2시 10분께 도착한 소방대원들이 소방호스로 물을 뿌려 오후 2시 18분께 불을 진압했다.
과천청사관리소·과천소방서 등 6개 기관에서 330여 명이 참가한 이날 훈련은 5층 사무실에서 발생한 화재로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중상, 1명이 경상을 입은 상황을 가정했다.
하지만 구급대원들이 불이 났다고 가정한 5층까지 올라가지 않고 1층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직원들을 태우고 나가는 등 일부 훈련 과정을 생략하는 '옥에 티'도 발견됐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에는 재난안전관리를 총괄하는 행안부를 비롯해 25개 중앙부처, 245개 지방자치단체, 256개 공공기관과 단체 등 526개 기관이 참여한다.
재난훈련 기간에는 총 388회 현장훈련과 477회에 걸친 토론·도상훈련이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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