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 국제슬로시티 가입 청신호…현장실사단 '엄지 척'
(김해=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경남 김해시가 추진하는 '국제슬로시티'에 청신호가 켜졌다.
김해시는 30일 국제슬로시티연맹의 지역 후보지 현장 실사에서 도시형 슬로시티 모델을 잘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국제슬로시티연맹 실사단은 이날 시내 동상동과 회현동 등 원도심 지역을 집중적으로 둘러봤다.
국제실사단이 처음 찾은 곳은 동상동으로, 외국인노동자 등 이주민과 원도심 지역 주민이 더불어 살아가는 마을이다.
특히 동상동주민센터 외벽은 독일 출신 예술가 ECB(본명 헨드릭 바이키르히)가 네팔에서 온 결혼이주여성을 실제 모델로 그린 작품 '우리 여기에 함께((Together We Are Here)'으로 유명하다.
국제실사단은 생명나눔재단이 지역에서 폐지를 주워 힘겹게 생계를 잇는 노인들에게 대체 일자리를 제공하려고 만든 마을기업 '회현당'에서는 크게 감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4년 8월부터 운영에 들어간 회현당은 김해에 있는 '첫손님가게'(가게 첫 손님의 결제 금액이나 수익금 전액을 손님 이름으로 기부하는 가게)가 내놓은 3천만원과 시민 535명이 낸 5천200만원 등을 보태 세웠다.
이곳에서는 폐지를 줍던 노인 20여 명이 작은 카페 바리스타로 일하거나 참기름을 만들며 작지만 새로운 희망을 얻기도 했다.
실사단은 이어 대형 빵집 브랜드에 맞서 당당히 지역 최고의 명물 빵집으로 자리 잡은 김덕규 제과점에도 큰 박수를 보냈다.
김미경 김해시 문화관광사업소장은 "전통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면서 도심 속에 슬로시티로서 좋은 모델을 가진 곳이라는 찬사를 실사단으로부터 받았다"고 말했다.
시는 지난 7월 18일과 19일 한국슬로시티본부의 후보지 사전실사를 통과했다.
김해시는 2천년 전 찬란한 철기문화를 바탕으로, 가야국의 발원지인 금관가야가 있었던 곳이다.
김해는 분청도자기, 가야금, 장군차, 진영단감, 산딸기 등 전통산업과 전통음식이 어우러진 풍부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허성곤 김해시장은 이날 국제실사단과 함께 직접 현장을 누비며 사람 중심의 시정 의지를 꼼꼼하게 설명했다.
국제슬로시티 최종 지정은 평가위원회를 거쳐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결정될 전망이다.
슬로시티는 이탈리아 그레베 인 끼안띠에서 시작됐다. 현재 전 세계 30개국 235개 도시가 국제슬로시티연맹에 가입됐다.
우리나라에서는 경기도 남양주시, 전북 전주시 등 13개 시·군이 연맹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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