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미 "민속박물관, 이인호 KBS 이사장 모친 '위인전' 펴내"
"3천800만원 들여 구술채록집…이해 못할 인물선정·내용도 편향적"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국립민속박물관이 2013년 KBS 이인호 이사장의 모친인 이석희 씨의 삶을 다룬 책을 발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박경미 의원은 30일 이런 내용을 공개하면서 "국가기관이 이 이사장을 위해 어머니의 위인전을 펴내고 국가 예산으로 이를 지원한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박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민속박물관은 2013년 '근현대 생활 문화조사' 사업을 추진하면서 3천800만원 가량의 예산을 투입해 '20세기 어머니 이석희의 삶과 근대 이야기(구술채록집)'를 펴냈다.
민속박물관 측은 사업목적에서 "한국 최초의 여성대사인 이인호 전 러시아 대사 모친의 생애를 기록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돼 있다.
박 의원은 "민속박물관이 왜 '최초의 여성대사 어머니의 생애'를 기록할 계획을 세운 것인가. 근현대 생활 문화조사 사업목적과 부합한다고 판단한 근거는 뭔지 의아하다"고 말했다.
책의 내용 역시 편향적이라고 박 의원은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석희라는 인물의 친정 쪽 얘기만 담고, 시아버지 등 시가에 대한 얘기는 담지 않았다. 친일인명사전에 따르면 시아버지인 이명세는 조선유도연합회 상임이사를 지내며 태평양전쟁을 미화하고 일제에 협력하라고 선동했다고 한다"며 "이런 친일행적을 빼고 책을 발간해 사실관계를 호도하는 것은 문제"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인물 조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누구를 대상으로 선정하느냐이고, 친정부적이거나 오해를 받을 소지가 있는 인물은 최대한 배제해야 한다"며 "이번 건의 경우 민속박물관이 정부에 '부역'한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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