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서 '등산' 헬기 타고 '하산'…무리한 산행 피하세요
강원소방, 올해 산악사고 '사망 20명·부상 280명'
(춘천=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지난 28일 오전 설악산 대청봉을 오르던 A(48·여)씨는 통증과 저체온증으로 구조를 요청했다.
A씨는 결국 소방헬기로 병원에 이송됐다.
앞선 26일 오후 한계령을 오르던 B(67)씨는 넘어지면서 머리를 다쳐 소방헬기에 실려 병원으로 향했다.
가을 정취를 즐기러 강원도 내 명산에 등산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면서 안전사고 또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설악산국립공원에서 발생한 사고가 도내 전체 중 3분의 1 이상을 차지해 탐방객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강원소방본부에 따르면 도내에서 올해 초부터 지난 26일까지 총 638건의 산악사고로 구조대가 출동해 701명을 구조했다.
이들 중 20명이 숨졌고 280명이 다쳤다. 401명은 안전조치했다.
사고 장소를 분석한 결과, 설악산(228건)이 태백산(34건)과 오대산(22건), 치악산(17)을 모두 합친 것보다 3배가량 많았다.
설악산국립공원은 이번 주말에만 8만여명이 찾을 만큼 탐방객들로 붐빈다.
등산객들이 많은 데다가 기온 차가 심하고 산세가 험해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설악산에서만 올해 228건의 사고로 8명이 목숨을 잃고 110명이 다쳤다.
사망자는 도내 전체 산악사고 사망자 20명 중 40%를 차지했다.
설악산 사고자 연령대를 분석한 결과, 51세∼60세가 41%(97명)로 많았고 61세 이상이 23.6%(56명)를 차지해 중·장년층 사고율이 높게 나타났다.
무리한 산행, 실족·추락, 질병이 주요 사고원인이다.
소방당국은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코스를 선택하고, 평소 발목과 무릎 관절 등 건강이 약한 사람은 접질릴 위험이 큰 바위나 돌길 등 거친 등산로를 피할 것을 당부했다.
강원소방본부 관계자는 29일 "설악산을 비롯해 산악사고 대부분 10월에 집중해 발생한다"며 "지병이 있거나 60세 이상이 오르기엔 무리한 코스는 세심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yang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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