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살짝 밀린' 에반스 "팀 이기면 돼…개인 중요치 않아"
작년 한국시리즈에서는 4할대 맹타, 28일 3차전부터 반전 기대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팀이 이기면 되는 거죠. 내가 얼마나 경기에 출전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외국인 타자 닉 에반스(31·미국)는 26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국시리즈(7전4승제) 2차전에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 정말 아무렇지 않다는 듯 이렇게 말하며 어깨를 한번 으쓱했다.
에반스는 지난해부터 팀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물론 KBO리그 데뷔 초반 적응 기간이 필요했고 누구나 그렇듯 슬럼프를 겪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는 점을 부인할 사람은 없다.
올해 정규시즌에서도 팀이 치른 144경기 중 138경기에 나와 타율 0.296(514타수 152안타), OPS(출루율+장타율) 0.862, 27홈런, 90타점, 82득점의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는 잠잠하다. 동료들의 맹활약으로 출전 기회가 줄었다.
정규시즌 에반스와 1루수를 번갈아 맡던 오재일(31)은 플레이오프에서 '미친 타격감'으로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고, 에반스를 대신해 지명타자로 나선 최주환(29)의 방망이도 화끈했다.
에반스는 NC 다이노스와 플레이오프 1차전에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의 성적을 거뒀다.
2, 4차전에는 아예 못 나왔고 3차전에는 지명타자 최주환과 교체 투입돼 2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두산은 NC 다이노스를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꺾고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에반스는 정규시즌 우승팀인 KIA 타이거즈와 붙어 5-3으로 승리한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도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고, 끝까지 벤치를 지켰다.
전력에서 제외된 것 같아 초조할 법도 하지만, 에반스는 평소와 똑같이 밝은 얼굴로 한국시리즈에 임하고 있다.
그는 "팀이 잘하고 있으니 내가 원한 그대로 되는 셈"이라며 "포스트시즌에서는 정규시즌과 달리 선수 개인이 아닌 팀의 성적이 중요하다. 잘하는 사람이 계속 경기에 나서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항상 선발 출전한다는 마음가짐으로 경기를 준비한다"며 "라인업에서 빠지면 교체 출전해서 안타를 칠 준비를 한다. 그것도 아니면 동료들을 열심히 응원한다"고 덧붙였다.
에반스는 인터뷰 후 공개된 2차전 선발 라인업에 포함됐다. 7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에반스는 그러나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완봉승을 거둔 KIA 선발투수 양현종의 구위에 대부분 동료와 마찬가지로 에반스의 방망이도 침묵했다.
에반스는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는 4경기 모두에 선발 출전해 타율 0.438(16타수 7안타)의 맹타를 휘둘러 팀의 2년 연속 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3연패에 도전하는 두산은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한국시리즈 3차전을 치른다.
올해 한국시리즈 타율이 아직 '0'인 에반스가 대반전을 이룰지 주목된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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