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자원公 등 국토부 공기업들 보수단체·매체에 억대 지원
(세종=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전 정권에서 국가정보원이 기업과 보수단체 간 금전지원 주선 사업을 했다는 '화이트 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공기업들이 많게는 억대의 금액을 보수단체와 매체에 기부금이나 광고비로 집행한 사실이 확인됐다.
2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은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인 한국수자원공사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보수단체·매체 지원 내역을 공개했다.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에 따르면 국정원은 2009년 청와대 요청으로 보수단체 육성방안을 마련한 뒤 공기업들이 보수단체를 지원하도록 했다.
수자원공사가 전 정권 당시 보수단체와 매체에 낸 기부금과 광고비는 총 1억3천172만원에 달했다.
공사가 보수단체에 낸 기부금은 8천200만원으로 집계됐다.
2010년 4월 새마을운동중앙연수원에 체험관 시청각 기기 구입 후원금으로 500만원, '강과 함께 하는 사람들'에 낙동강생명살리기 그림대회 후원금으로 1천만원, 그해 10·11월 두차례에 걸쳐 6·25참전유공자회에 불우 유공자 위로행사와 안보교육 기자재 후원금 명목으로 1천700만원을 기부했다.
이듬해인 2012년 11월에는 월드피스자유연합에 태국 물사업 수주를 위한 홍보용 사진전 개최 명목으로 5천만원을 지원했다.
공사는 또 2010년부터 2012년까지 6·25참전유공자회, 프런티어타임스, 에코비전21 등 보수매체에 4천972만7천원을 광고비로 집행했다.
LH는 총 6천600만원을 보수단체와 매체에 지원한 것으로 파악됐다.
보수단체에 건너간 기부금은 2010년 10월 한반도선진화재단에 소외계층 대상 민주시민 교육사업 지원 명목으로 2천만원,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에 고엽제 피해배상소송 관련 방미호소단 파견 지원 명목으로 4천만원 등 총 6천만원에 달했다.
이와 함께 LH는 2010년과 2013년, 2015년에 각 220만원씩 총 660만원을 보수매체인 시대정신에 기업이미지 광고로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공사도 2009년 12월 고엽제전우회 경기지부에 50만원을 기부하고 보수매체인 자유마당에 2011년 330만원, 2012년·2013년·2014년 각 165만원씩 총 825만원을 광고선전비로 지출했다.
이원욱 의원은 "공기업을 내세워 보수단체를 지원한 이명박 정부의 적폐가 사실로 드러난 만큼, 전 정부 책임자에 대한 책임 규명이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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