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인턴 뽑은 한상들 "주인의식·도전정신 있어야 성공"
이광복·김창현·양민영 대표 "창업하겠다는 마음가짐 가져야"
(창원=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6개월 인턴 기간의 성공은 주인의식 여부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내 일이라 생각하고 도전하고 노력할 때 그 경험이 내 것이 될 수 있습니다."
창원 세계한상대회에 참가한 이광복(49) 조지아 개런티메탈 대표, 김창현(45) 인도 AA스튜디오 컨설팅 대표, 양민명(41) 대만 해피툭 대표는 재외동포재단이 마련한 한상기업 청년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해 15명을 인턴으로 뽑았다.
이들은 2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해외 취업을 희망하는 국내 청년들에게 "스펙 쌓기나 관광을 위해 인턴십에 참가하면 허송세월만 하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상들은 국내 청년을 뽑을 때 학력·자격증·나이·성별을 중시하지 않습니다. 한국 사회에서는 학연·지연·혈연이 중요하지만 해외에서 현지인을 상대로 비즈니스를 하는 데는 별 도움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인턴에 그치지 않고 취업·창업까지 생각하는 적극적인 마음가짐입니다."
이들은 이번 대회에서도 '한상&청년, Go together' 프로그램을 통해 청년 인재를 뽑을 계획이다.
무역·유통 사업을 펼치는 이광복 대표는 올해 3명의 인턴을 채용했다. 그는 인턴에게 조지아 전통식품을 상품화해보라고 주문했다. 이들은 백오디와 전통 꿀 등 4가지 제품을 전주국제발효식품박람회 내놓아 식품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 대표는 "단순히 업무 보조만 해서는 인턴 기간에 배울 것이 많지 않아 성취감을 맛보게 하려고 도전 과제를 부여했는데 상품화까지 이뤄내 대견하다"고 평가했다.
건축·인테리어·디자인 전문회사를 이끄는 김창현 대표는 지난해부터 4명의 인턴을 받아들여 이 가운데 2명을 정식 채용했다.
"해외에서 기반을 닦은 한상들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 도전과 실패를 밥 먹듯이 해왔습니다. 지금의 모습만 보고 쉽고 편한 일만 찾아서는 성공의 열매를 맛볼 수 없죠. 적극적인 인턴은 일부러 더 호되게 가르칩니다. 그런데도 좌절하지 않고 따라오는 사람은 취업뿐만 아니라 창업도 성공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 게임업체를 운영하는 양민영 대표는 올해 8명의 인턴을 선발했다.
그는 "비즈니스에 연습은 없기에 인턴이라도 책임감을 강조한다"며 "대신 업무 시간에는 일에 집중하되 쉴 때는 친구도 사귀고 현지 문화도 적극적으로 체험해보라고 권장한다"고 소개했다.
한상들은 인턴 기간을 좀 더 탄력적으로 운용하고 기간 연장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인턴들은 재단에서 월 100만 원의 급여를 지불하고 기업은 인턴 기간 숙소 또는 소정의 활동비를 제공한다.
양 대표는 "적응에 한두 달 걸리는 데다 어느 정도 가르쳐서 기초적인 프로젝트를 수행하다 보면 인턴 기간이 끝난다"며 "능력과 의욕이 있는 사람은 기간을 연장해 경험을 제대로 쌓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대표는 "인턴이라도 비즈니스에 성과를 내면 그에 합당한 대우를 해줘야 한다"며 "이른바 '열정페이' 수준보다는 낫지만 현지 물가 등을 고려할 때 일괄 100만 원은 부족하다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인턴 경험이 밑바탕이 돼 창업했다는 김 대표는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았다.
"인도의 유명 건축설계회사를 찾아가 무보수 인턴으로 일하겠다고 지원했죠. 회사에 내건 조건은 하나였어요. 오전 10시에서 오후 4시까지 일하고 이후 2시간은 회사 자료실에 비치한 인도 건축 관련 책들을 맘껏 볼 수 있게 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10개월 인턴을 하고 나니 건축설계에 대한 감이 오더군요. 마침 인도에 진출한 캐나다계 회사에 입사원서를 냈더니 대표가 저처럼 무보수 인턴으로 일한 경험이 있어서 바로 채용됐고 초고속으로 승진해 3년 만에 실장까지 올랐습니다. 자신감이 생겨 이듬해 창업했죠."
회식자리 등을 만들어 수시로 인턴을 격려하고 자신의 경험을 전한다는 이들은 "낯설고 물선 곳이라고 해외 생활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고 가진 것 없이 열정만으로도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면서 "개천에서도 용이 날 수 있는 곳"이라고 청년들에게 도전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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