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친 경관 총에 맞은 美시카고 남성에 500억 원 보상 평결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 시카고 시가 '무력 남용' 지적을 받아온 일그러진 경찰문화를 방치한 대가를 또 한 번 크게 치르게 됐다.
26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미국 시카고 연방법원 배심원단은 이날,경찰인 절친한 친구의 총에 맞아 영구 장애를 안은 마이클 라포타(37)에게 시카고 시가 보상금 4천470만 달러(약 510억 원)와 별도 소송 비용을 지급해야 한다는 평결을 내렸다.
라포타는 지난 2010년 1월, 어릴 적 친구이자 대학 시절 룸메이트였던 패트릭 켈리(36)와 단둘이 켈리의 집에서 술을 마시다 머리에 총을 맞았다. 그는 하반신 마비 등 치명적 장애를 안고 연로한 부모의 보살핌을 받으며 지내고 있다.
켈리는 라포타가 자살을 시도한 것이라고 주장하다 최근 라포타의 법정 진술 후 수정헌법 5조의 자기부죄(self-incrimination) 거부권을 행사하고 있다.
연방 배심원단은 켈리가 라포타를 쏜 것으로 결론짓고, 소속 경찰관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시카고 경찰청에 거액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포함한 보상금 지급을 권고했다.
시카고 트리뷴은 이번 보상금 액수가 시가 경찰 부당행위 피해자에게 지급하는 역대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이전 최고 기록은 13세 때 살인누명을 쓰고 16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태디어스 TJ 지메네즈가 2012년 받은 2천500만 달러 보상 판결이다.
시카고 시 법무 당국은 평결에 실망감을 표한 뒤 "비번 경찰관의 순전히 사적인 행동에 대한 책임을 납세자들에게 떠안겨서는 안 된다"며 항소 의사를 밝혔다.
시카고 경찰 측은 아직 누가 총을 쐈는지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평결 발표 후 시카고 경찰청 대변인은 "켈리가 사건 발생 이후 당국에 구두 및 서면으로 거짓 보고를 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며 켈리가 자기부죄 거부 특권을 앞세워 조사에 응하지 않아, 지난주 사무직으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트리뷴은 켈리가 여자친구를 구타한 혐의 등으로 2차례 체포된 일이 있고 알코올 중독 치료를 받는 등 정신적으로 경찰직 수행에 맞지 않았다고 전했다.
시카고 선타임스는 켈리가 시카고 납세자들의 혈세를 축낸 것도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며 지난 2013년 임신한 여성에게 테이저건을 3차례 발사, 유산하게 한 혐의로 제소돼 시카고 시가 올 초 50만 달러 합의금을 물기도 했다고 밝혔다. 또 라포타 사건 이전 19차례 무력 남용, 인종차별 등 부당행위로 고발된 바 있다고 부연했다.
라포타 측 변호인은 재판에서 켈리와 라포타가 만취된 상태에서 개를 둘러싸고 논쟁을 벌이다 켈리가 총을 쐈다고 진술했다.
켈리는 왼손잡이인 라포타가 왼손에 총을 들고 왼쪽 관자놀이를 겨눴다며 오른손으로 총을 잡아채려는 순간 발사음이 들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라포타는 "일곱 살 때부터 사냥을 배웠으며 총을 쏠 때는 항상 오른손을 사용한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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