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무용단 브뤼셀 공연 성황…'무용 한류' 유럽 공략 시동
한국무용과 서양무용 접목한 대표작 '혼합' 공연…객석 꽉 채워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유럽 현대 무용의 성지'라고 불리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26일 오후(현지시간) 국립현대무용단의 첫 공연이 대성황을 이뤘다.
브뤼셀 시내에 있는 무용 전용극장인 바리아 극장(Theatre Varia)의 초청으로 개최된 이날 공연에는 '혼합(IMMIXTURE)'이라는 작품이 무대에 올랐다.
'혼합'은 4년간의 작품준비 및 발전단계를 거쳐 작년에 프랑스의 국립극장인 파리의 샤요극장에서 처음 공연됐고, 올해 3월에 국내에서도 무대에 오른 작품으로, 국립현대무용단의 대표작 중 하나다.
안성수 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은 "'혼합'은 한국의 음악과 춤을 통해 한국적 아름다움을 세계무대에 소개하기 위해 만들어진 작품으로 일종의 진혼제"라면서 "한국 음악과 서양 음악이 섞이고, 한국적 움직임과 서양의 움직임이 잘 조화를 이룬다는 뜻에서 이름을 붙였다"고 소개했다.
이 작품에 나오는 무용수들의 팔 사위는 한국 고전 무용의 손놀림을 적용하고 하체의 움직임은 발레와 같은 서양무용 기법을 주로 접목했다고 한다.
또 남자 무용수 1명을 제외한 4명의 여자 무용수는 모두 한국무용 전공자로 이 작품을 위해 서양무용 기법을 트레이닝 받기도 했다고 안 감독은 소개했다.
모두 10개 장으로 구성된 공연이 끝나자 관객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이어 마련된 질의·응답 시간에 관객들은 전통적인 한국무용과 서양무용의 조화로운 접목, 무용수들의 섬세함에 찬사를 보냈다.
특히 한 관객은 가야금과 같은 한국 전통 현악기로 연주된 선율과 슈만의 피아노 4중주의 어울림, 타악기 음악에 맞춰 한국무용과 서양무용, 힙합이 조화를 이룬 것에 매료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객은 전통무용에서 사용하는 '칼'을 등장시켜 그 소리와 빛을 통해 관객의 마음을 파고든 점이 인상적이었다며 놀라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안 감독은 이번 벨기에 공연에 대해 "벨기에는 유럽에서도 현대 무용이 가장 발달한 곳"이라면서 "이처럼 현대 무용의 주요한 요지에서 한국무용을 알리는 게 무엇보다도 의미가 깊다"면서 "벨기에측과 계속 교류하고 싶다"고 말했다. 벨기에에서는 한국무용에 대한 관심도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에 국립현대무용단이 벨기에의 리에주무용단과 공동으로 제작·공연한 '나티보스(Nativos)'라는 작품이 벨기에에서 최고의 작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고 주(駐)벨기에·유럽연합 한국문화원 측은 설명했다.
이번 공연은 '100% 유료 공연'으로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첫 공연에 300석 객석이 만원을 이뤄 한국 현대 무용에 대한 벨기에인들의 관심을 입증했다.
K-팝과 드라마, 영화에 이어 무용도 한류의 중요한 한 영역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번 공연은 27일과 28일에도 이어지며 이틀 모두 90% 가까이 예약이 이뤄져 만석을 예고하고 있다고 주최 측은 전했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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