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리프國' 선전한 IS, 떼강도 행각…이집트서 은행털이
美 아랍 매체 보도…"본거지·지부 재정난에 조직원 급여도 못 줄 판"
"성공 자신감에 치안 취약지서 유사 범죄 되풀이 우려"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몰락의 길을 걷는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은행강도질로 연명하는 신세가 됐다.
IS 시나이반도 지부인 '윌라야트 시나이'가 이달 16일 이집트 북(北)시나이주 주도 엘아리시에 있는 알알리은행에서 100만달러 상당을 털었다고 미국의 아랍 매체 알모니터가 25일(미국동부 현지시간) 보도했다.
윌라야트 시나이는 '안사르 바이트 알마끄디스'가 IS에 충성을 맹세하고 공식적으로 '칼리프국의 시나이주(州)로 개명한 조직이다. 윌라야트 시나이가 '시나이주'라는 뜻이다.
목격자들의 진술에 따르면 16일 자동화기와 로켓포로 무장한 복면 괴한들이 은행에 들이닥쳐 경찰을 제압하고 현금을 털어갔다.
이 과정에서 경찰 3명과 민간인 5명이 강도들의 손에 목숨을 잃었다.
현금을 챙긴 괴한들은 시청사와 경비 초소 등을 향해 총을 쏘며 시내 곳곳으로 흩어졌다.
이들은 도심을 약 40분간 활보한 후 유유히 달아났다. 그사이 시민들은 공포에 떨었다.
익명을 요구한 시나이반도 무장조직 연구자는 IS가 치안이 취약한 이집트 곳곳에서 은행강도 행각을 벌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IS는 본거지 시리아·이라크에서 유전과 점령지 90% 이상을 상실해 극심한 재정난에 직면했다.
특히 IS 시나이지부는 최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집트와 관계 회복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그간 윌라야트 시나이는 팔레스타인의 지하터널을 통해 밀수 수입을 올렸다. 이는 가자지구에 IS 동조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이집트와 관계가 개선되고 온건 성향 파타와 통합을 추진한 하마스가 국경 통제를 강화하며 IS 시나이지부의 밀수를 차단했다.
알모니터는 "밀수 수입과 본부로부터 지원이 차단된 윌라야트 시나이가 이번 은행강도에서 자신감을 갖고, 은행과 상점 등을 상대로 유사한 범죄를 되풀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시리아·이라크 국경지대로 퇴각한 IS 수뇌부는 시리아와 이라크 양쪽으로부터 공격에 직면했다.
26일 이라크군은 알카임과 라와 탈환작전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25일 시리아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시리아군이 공습 지원을 받으며 동부 국경 도시 알부카말로 접근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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