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극우단체 개헌집회에 與의원 대거 참석…"고이케 덕분이다"
극우 '일본회의' 주도 집회에 아베 총리 측근 등 의원 9명 참석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 자민당이 10.22 중의원 총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며 개헌 추진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개헌을 목적으로 하는 극우단체가 여당 의원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대규모 개헌 집회를 열었다.
26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개헌 추진 단체인 일본회의의 관련 단체인 '아름다운 일본의 헌법을 만드는 국민의 회(모임)'가 주도하는 집회가 전날 도쿄(東京)도내에서 열렸다. 700여명이 모인 이날 집회에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측근을 비롯한 자민당 의원 9명이 무더기로 참가했다.
일본회의는 개헌을 공통분모로 하는 우익들이 만든 단체다. 물밑에서 일본 정계의 개헌론을 이끄는 '보이지 않는 손'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와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 모두 이 단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지난 5월 개헌안을 일본회의 관련 단체의 집회에서 제시한 바 있다.
이날 집회에서 아베 총리의 측근인 에토 세이이치(衛藤晟一) 총리 보좌관은 대놓고 고이케 지사의 '희망의 당' 덕에 개헌 추진에 유리한 상황이 됐음을 강조했다.
에토 보좌관은 "여당만으로 국회 개헌 발의에 필요한 3분의 2 의석을 확보했다. '하늘의 때'를 얻었다. 발의가 가능할 때까지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총선 결과 연립여당과 희망의 당, 일본 유신의 회를 포함한 개헌 세력이 전체 의석의 80%를 점하게 된 것에 대해 "고이케 씨 덕분에 (민진당이) 2개로 쪼개졌다. 희망의 당이 (자민당 출신 입후보 희망자에게) 개헌을 인정할 것이라는 제약을 만들어 이런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고이케 유리코 신당이 총선에 들어오면서 민진당의 보수파가 합류했고 이로 인해 국회 내 개헌 세력이 크게 늘어 유리한 상황이 됐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야마다 히로시(山田宏) 참의원은 "개헌의 구체적인 항목으로 '자위대의 명기'를 공약에 제시한 뒤 선거에서 이긴 것이 최대의 승리다. 국민과 약속한 것이니 행동을 개시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자민당은 이번 선거에서 개헌을 공약의 전면에 포함시키면서 한편으로 유세에서는 반(反)개헌파의 반발을 고려해 관련 언급을 삼가는 전략을 폈다. 그랬으면서도 선거 승리 후 공약 이행을 강조하며 개헌을 가속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편 것이다.
이밖에도 집회에서는 "미적거리고 있을 때가 아니다"(야마타니 에리코 전 국가공안위원장), "지금의 기회를 놓치면 이후 개헌은 어렵게 된다" 등 개헌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일본 정부 여당과 우익 세력들이 총선에서 연립여당이 3분의 2 이상 의석을 확보했다는 것을 강조하며 개헌 대세론을 펼치고 있지만, 일본 국민들 사이에서는 개헌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
이날 요미우리신문이 발표한 총선 당선자 대상 여론조사에 따르면 당선자 84%가 "개헌에 찬성한다"고 밝혔고 49%는 '자위를 위한 군대 보유'를 목적으로 개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아사히신문이 23~24일 실시한 유권자 대상 여론조사에서는 아베 총리가 제안한 헌법 개정안(자위대 명기)에 45%가 반대해 찬성 의견(36%)을 압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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