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O, '인간 사료' 논란 연루된 브라질 기업과 협력관계 폐기
유통기한 임박 식품 재가공 계획에 대한 비난 확산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유통기한이 임박한 식품을 재가공해 빈곤층과 공립학교 학생들에게 제공하려던 브라질 주앙 도리아 상파울루 시장의 계획이 국제사회로부터도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재가공 식품을 개발·생산하려던 브라질 기업 플라타포르마 시네르지아(Plataforma Sinergia)와 협력관계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의 웹사이트에 올라 있던 FAO를 포함한 16개 협력기관의 로고는 전날부터 모두 사라졌으며 대신 "모든 협력기관과 신뢰를 유지할 것"이라는 메시지가 게시됐다.
이 회사는 지난주만 해도 도리아 시장의 재가공 식품 제공 계획을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으나 논란이 확산한 이후에는 침묵하고 있다.
도리아 시장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을 통해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음식물을 건조해 가루 또는 알갱이 형태로 재가공한 '파리나타'(farinata)를 빈곤층과 공립학교 학생들에게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도리아 시장은 파리나타가 학교 급식의 보완재로서 단백질과 비타민, 미네랄이 풍부해 영양 면에서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권단체 등에서는 유통기한이 끝나가는 음식물을 재가공해 주는 것은 '인간 사료'나 마찬가지라며 도리아 시장을 강하게 비난했다.
빈곤층과 공립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들은 상파울루 시내에서 "우리는 사료가 아니라 진짜 음식을 원한다"는 등의 플래카드를 앞세우고 도리아 시장을 비난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검찰이 수사에 착수할 뜻을 밝히는 등 논란이 확산하자 도리아 시장은 파리나타를 공립학교 학생들에게 급식으로 제공하려던 계획을 취소했다.
빈곤층에 대한 지원 계획은 유지할 뜻을 밝혔으나 부정적인 여론이 강해 전면 철회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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