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세 몰린 카탈루냐, 돌파구로 재신임 조기선거 검토
독립파 대의 훼손 줄이고 스페인과 정면충돌 피하는 방안으로 검토
스페인 법무 "이번 주 조기선거 방안 내놔도 직접통치 불가피" 일축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독립을 추진하다 스페인의 직접통치라는 철퇴를 맞을 위기에 처한 카탈루냐가 조기 지방선거라는 '재신임 카드'를 꺼내 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스페인 일간 엘파이스에 따르면 카탈루냐 자치정부와 자치의회는 정부의 직접통치와 그에 따른 정면충돌을 피하려고 자치의회 해산과 조기 지방선거 시행을 검토 중이다.
카를레스 푸지데몬 자치정부 수반이 속한 카탈루냐유럽민주당 등 중도우파 성향 의원들이 이런 방안을 집중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카탈루냐 집권연합에 속한 급진좌파정당인 민중연합후보당(CUP)은 이에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기 지방선거는 카탈루냐 자치정부를 구성하는 집권세력이 정치적 자산을 모두 걸고 투표로 재신임을 묻는 절차다.
카탈루냐 집권세력의 상당수가 이 방안을 독립추진파의 대의를 훼손하지 않는 가운데 스페인과 정면충돌을 피하는 유일한 길로 여기는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스페인 정부가 발표한 카탈루냐 직접통치 계획에는 6개월 내 새 지방선거 시행이라는 방안이 포함됐는데, 카탈루냐가 이보다 먼저 '선수'를 치겠다는 구상이다.
카탈루냐 의회가 26일이나 27일 전체회의에서 대내외에 독립공화국임을 선포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지만, 카탈루냐 집권세력은 독립선언이 스페인의 물리적 개입을 불러일으키는 너무 위험한 선택지라는 여론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카탈루냐의 '조기 지방선거' 가능성에 대해 스페인 정계의 반응은 엇갈린다.
스페인 제1야당인 중도좌파 사회당은 "카탈루냐가 헌법적 테두리 안에서 조기 선거를 시행하고 독립 추진을 유보한다면 헌법 155조를 발동할 이유가 없다"고 논평했다.
그러나 스페인의 라파엘 카탈라 법무장관은 푸지데몬 수반이 이번 주에 조기 선거 방안을 내놓더라도 비상조치(헌법 155조 발동)의 진행을 중단시키기에는 충분치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푸지데몬이 독립 계획을 완전히 포기하고 헌법 질서 안으로 돌아와야 정부의 비상조치를 중단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카탈루냐 자치의회는 오는 26일 스페인의 직접통치 발표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스페인 정부는 카탈루냐 자치의회 소집을 하루 앞둔 이 날도 카탈루냐의 분리독립 세력에 대한 압박을 이어갔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의회에 출석해 "헌법 155조 발동은 카탈루냐 자치정부의 독립 추진으로 훼손된 이 지역의 법치를 회복하기 위한 유일한 대응"이라면서 카탈루냐 자치정부와 자치의회의 권한 제한은 일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카탈루냐에 대한 일시 직접통치로 분리독립 추진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악영향도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스페인 상원은 정부가 마련한 헌법 155조 발동안을 오는 27일 심의할 예정이다.
카탈루냐 측이 독립 추진 의사를 명시적으로 포기하지 않는 한 상원은 정부가 불복종하는 자치정부를 상대로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 할 수 있다'는 규정인 헌법 155조 발동을 승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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