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정치국원 된 시진핑의 두 동창 천시·류허에 관심 집중
차기주자군에 천민얼·후춘화 외에 '시자쥔' 딩쉐샹 합류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 공산당이 차기 지도부로 선출한 25명의 정치국 위원도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친위세력인 시자쥔(習家軍)이 휩쓸었다.
기존 정치국원 25명중 15명이 바뀐 가운데 차이치(蔡奇) 베이징시 서기, 딩쉐샹(丁薛祥·55) 중앙판공청 부주임, 리창(李强) 장쑤성 서기, 황쿤밍(黃坤明) 중앙선전부 부부장 등 시자쥔의 대표주자들이 정치국원 명단에 새로 이름을 올렸다.
특히 차이치 서기는 평당원 신분에서 중앙위원과 정치국원으로 두단계 승진이 이뤄졌다.
아울러 천민얼(陳敏爾·57) 충칭시 서기가 새롭게 정치국원단에 진입하고 후춘화(胡春華·54) 광둥성 서기가 유임됨으로써 유력했던 두 후계자 후보는 같은 위치에서 새롭게 경합을 시작해야 한다.
여기에 새로운 50대 주자인 딩쉐샹 부주임이 정치국원단에 오름으로써 차기 주자의 연령자격 요건을 갖춘 인재풀은 3명으로 늘어났다.
딩쉐샹은 시 주석이 2007년 3월부터 10월까지 상하이시 서기를 지낼 당시 비서실장격인 상하이시 당위원회 판공청 주임으로 일했던 인물이다.
반년 사이에 상무위원, 비서장으로 승진했고 시 주석 집권 다음 해에 중앙판공청 부주임으로 베이징에 불려갔다.
2015년에는 시 주석이 마잉주(馬英九) 당시 대만 총통과 양안 정상회담을 가질 당시 배석자로 동석함으로써 상하이방(幇) 일원이라는 외부시각을 불식시키고 시 주석의 핵심 브레인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을 듣는다.
리잔수(栗戰書) 중앙판공청 주임의 상무위원 승진에 따라 딩쉐샹 부주임이 주임 자리를 물려받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딩쉐샹과 함께 시자쥔 인맥 중에서 시 주석의 두 동창인 천시(陳希·64) 중앙조직부 부부장과 류허(劉鶴·65)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이 단연 눈에 띈다.
천 부부장은 시 주석의 칭화대 화학공정과 동창이자 기숙사 룸메이트로 이층침대의 위아래칸을 나눠썼던 '절친'이었다.
푸젠(福建)성 푸톈(포(<艸밑에 甫>田)시 출신의 천 부부장은 칭화대 졸업후 26년을 모교에서 당위원회 서기 등으로 재직한 뒤 2008년 교육부 부부장, 2010년 랴오닝성 부서기, 2011년 중국 과학협회 서기를 지냈다.
대학 시절 칭화대 학생당지부 서기였던 시진핑의 추천으로 공산당에 입당했고 1998년 시 주석의 칭화대 대학원 박사과정 입학도 주선해줬으며 저장성과 칭화대 공동의 '창장삼각주 연구원'을 설립하기도 했다.
천시를 실권은 없지만 정부급(장관급) 직급인 과학협회 서기로 옮기도록 한 것도 시 주석이 당정 인사를 총괄하는 중앙조직부 부부장으로 내정하기 위한 포석이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자오러지(趙樂際) 중앙조직부장이 상무위원으로 승진하고 천 부부장 자신도 정치국원에 발탁됨에 따라 천 부부장이 자오 부장 후임에 임명될 것은 명약관화해졌다.
시 주석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는 류 주임도 1960년대 중국 최고 명문인 베이징 101중학에서 친구로 만나 지금까지 시 주석과 친분을 맺어오고 있다.
시 주석처럼 류 주임도 '지식청년'으로 농촌에 하방(下放)된 경력이 있으며 이어 3년간 중국군 최정예부대인 38군에 입대해 복역했다. 그 후로는 경제학자의 길로 들어섰다.
중국 인민대 공업경제과를 마치고 유학길에 올라 미국 시턴홀대 경영학석사,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행정학 석사(MPA) 학위를 받은 다음 귀국후 중국 경제 이론수립과 정책연구에 참여했다.
1991년부터 15년간 경제개발 5개년 정책 수립에 참여하며 마오쩌둥(毛澤東)식 계획경제에 의존해온 관료들에 맞서 1990년대부터 시장에 기반을 둔 경제정책을 주장해왔다.
2003년에는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에 임명돼 주룽지(朱鎔基), 원자바오(溫家寶), 리커창(李克强) 등 3명의 총리 밑에서 경제개혁의 최일선에 몸 담고 있다.
지난해 5월 톰 도닐런 당시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미·중 정상회담 의제 조율차 중국을 방문했을 때 시 주석이 류허와의 만남을 주선하면서 "류허는 나에게 매우 중요한 사람"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앞으로 부총리를 맡아 리커창 총리를 보좌해 경제정책을 관장할 것이라는 관측과 행정경험이 부족하고 학자 기질이 강해 상무위원으로 올라간 왕후닝(王호<삼수변+扈>寧) 중앙정책연구실 주임의 후임을 맡을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린다.
이밖에도 쑨춘란(孫春蘭·65) 중앙통일전선부 부장이 정치국원에 유임됨으로써 유일한 여성으로 명맥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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