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서 열린 러시아어 경연대회 시험문제 '눈길'
글짓기 문제에 '화성-14형', 발표엔 '김정은 위대성' 문제도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최근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가 가까워지는 가운데 평양에서 러시아어 경연대회가 열렸다.
24일 평양 주재 러시아대사관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3일 평양외국어대 부속 러시아어센터에서 학생들의 러시아어 능력을 평가하는 제4회 러시아어 올림피아드를 열었다.
이번 대회는 김일성종합대학, 김책공업대학, 평양외국어대학, 평양철도대학을 비롯한 31개 대학 학생들 31명이 참가했으며 오는 26일까지 나흘간 열린다.
개회식에는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 대사와 박정진 평양외국어대 학장이 참석했다.
평양 주재 러시아대사관은 페이스북에 이번 대회에 출제된 시험문제 일부를 찍은 것으로 보이는 사진을 공개했는데 눈길을 모은다.
우선 글짓기 5문제 가운데 '조선노동당에 대하여', '대륙간탄도로켓 화성-14형에 대하여'라는 문제도 있었다.
또 발표경연 문제를 보면 '위대한 수령 김일성 대원수님의 위대성에 대하여'를 비롯해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우상화와 관련된 문제도 포함됐다.
이와 관련,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는 24일 "러시아어 구사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에서까지 북한은 정권과 김정은 위원장을 우상화하는 내용으로 시험문제를 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행사는 최근 러시아가 북한과의 대표적 경제협력 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를 계속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북아메리카국장이 잇따라 러시아를 방문하는 상황에서 개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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