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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대북 영향력 있다고?"…美 대북정책 오산과 실패의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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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대북 영향력 있다고?"…美 대북정책 오산과 실패의 원인





(서울=연합뉴스) 권영석 기자 = 지금까지 미국의 대북정책이 계속 실패하고 있는 것은 중국의 대북 영향력을 과신하고 북핵 문제 해결을 중국에 의존했기 때문이라고 서방의 북한 전문가들이 진단했다.

이들 북·중 관계 전문가는 22일 미국 AP통신에 북·중 관계가 표면상으로는 우방으로 보이지만 과거부터 쌓여온 불신과 혐오로 인해 긴장관계에 있으며 중국의 대북 영향력도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초기부터 북·중 관계가 순망치한(脣亡齒寒)의 관계이며 중국이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믿음에 근거해 시간만 허비하고 말았다고 이들은 지적했다.

존 델러리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북한은 언제나 중국을 화나게 했다. 북한 입장에서는 중국에 대해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그러나 두 나라는 기본적으로 서로를 필요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중국 인터넷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3代 뚱보'로 비하하는 '싼팡(三반<月+半>)'이란 별명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은 중국인들이 북한을 보는 관점을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 2대 강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의 인민 대다수는 자기 주민들을 굶기면서 사치품을 즐기는 것은 물론 미국과 전쟁까지 촉발할 수도 있는 핵 개발에 나서고 있는 고집불통 제3 세계 독재자에 분노하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는 중국의 무역과 관광 발전을 저해하고 미군 아시아 진출의 명분을 제공하고 있으며 북한의 핵실험은 북·중 접경지역에 지진을 유발하고 방사능 오염의 우려도 부채질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지도부는 관영 언론들이 북한을 비판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강화에 동참해 북한산 석탄과 철강, 해산물, 섬유류 수입도 금지하고 있다.

뉴질랜드 빅토리아대학의 북한 전문가인 밴 잭슨 교수는 "중국이 북한을 혐오하는 것은 사실이며 북한도 중국을 싫어하고 있다"며 "그러나 북한에 대한 중국의 속마음이 정책을 바꾸게 하지는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도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거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이 군사 개입이 어렵다면 대북 원유 공급 중단을 통해 변화를 유도할 수도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것도 효과가 없을 가능성이 크다.

영국 국제전략연구소(IISS)의 에너지안보 전문가인 피에르 노엘은 "중국이 원유 공급을 중단하면 북한이 핵 개발 전략을 변경할 것으로 보느냐"고 반문하고 "북한은 원유를 대체할 탄화수소 매장량이 무궁무진하다"며 회의적 입장을 표명했다.






반면 중국에 대한 북한의 불신과 배신감은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 여부를 보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김정일은 여행을 싫어했지만 집권 기간 8차례나 방중한 반면 김정은 위원장은 한 차례도 중국을 방문하지 않았다.

김정은 위원장은 핵과 미사일 시험을 중단하라는 중국의 요청에 신경 쓸 필요를 느끼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중국에서 주요 행사가 열릴 때마다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며 중국에 모욕감을 주려는 느낌을 주고 있다.

북·중 관계는 지난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전혀 회복되지 않고 있다고 말할 수 있지만, 북한의 중국에 대한 깊은 불신감과 영향력 차단을 위한 노력은 근원적으로 한국전쟁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제임스 퍼슨 미국 우드로윌슨센터 한국역사·공공정책센터 소장은 "한국전쟁은 북·중 동맹관계의 근간으로 알려져 있지만 북한은 남한 적화통일 실패의 원인이 당시 야전 지휘권을 가진 중국 때문이라고 비난한다"고 설명했다.

퍼슨 소장은 "미국은 중국의 대북 영향력의 한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대북정책이 실패를 거듭하는 것은 아직도 중국에 북한 문제 해결을 의존하려는 잘못된 정책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yskw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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