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 진종오 "50m권총 올림픽 폐지, 많이 아쉬워요"
"선수들 국제사회에서 영향력 발휘 필요…은퇴 이후 국제교류 힘 보태고파"
(청주=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자타공인 '사격 황제' 진종오(38·KT)에게 50m 권총은 영광의 종목이다.
2008년 베이징을 시작으로 2012년 런던,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까지 3회 연속 올림픽 금메달의 기쁨을 이 종목에서 맛봤다.
하지만 올해 6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확정한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 종목엔 50m 권총이 빠졌다. 50m 소총 복사, 더블트랩도 포함해 남자종목 3개가 폐지됐고, 10m 공기권총, 10m 공기소총, 트랩 등 3개 혼성 종목이 신설된다. 진종오의 4연패 도전이 본의 아니게 물 건너간 것이다.
선수로서 최전성기의 추억이 가득한 이 종목을 올림픽에서 볼 수 없게 된 건 진종오에게 큰 아쉬움일 수밖에 없다.
21일 청주종합사격장에서 열린 제98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이 종목 금메달을 목에 건 뒤 만난 진종오는 "선수 위원으로서 최선을 다해봤는데도 저희가 많이 부족하다는 걸 느꼈다. 많이 아쉽다"고 털어놨다.
그는 "폐지가 확정된 이후 공기권총 종목에 신경을 더 쓰고 있다"면서 "결정은 번복될 수 없으니 받아들이고, 새로운 종목에서 메달을 딸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이번 일을 계기로 그는 "선수들이 운동만 하는 게 아니라 국제사회에 나가서 영향력을 많이 발휘해야겠다는 생각이 커졌다"고도 말했다.
모교인 경남대에서 석사과정을 밟으며 학업을 병행한 것도 어떤 방향으로든 이런 부분에 도움이 되고 싶어서다.
그는 "꼭 행정으로 진출하지 않더라도 사격 발전을 위한 연구에 목적을 두고 있다"면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 뒤에는 국제교류와 후배 양성에 힘쓰고 싶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 해씩 지날 때마다 총 쏘는 게 힘들어진다고 느낀다"는 그는 "은퇴 시기가 머지않았다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하지만 은퇴를 언급하기엔 너무 아까울 정도로 그의 기량은 아직 최정상이다. 이날 50m 권총에서 2연패를 이뤘고, 다음 날 10m 공기권총에서는 7연패에 도전한다.
진종오는 "올림픽은 4년에 한 번 돌아오지만, 체전은 매년 평가받는 대회인 만큼 무척 부담이 크다"면서 "오늘도 긴장하고 날씨가 추워서 결선 초반까지 잘 안 풀렸는데, '이러다가 탈락하겠다'는 생각이 들자 제 페이스를 찾았다"며 미소 지었다.
그는 "10m 공기권총은 단체전도 있어서 신경을 더 쓸 수밖에 없다"면서도 "6연패는 과거고, 새로운 경기라는 마음으로 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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