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드·경제 공통분모…적이었다가 가까워지는 터키·이란
터키 총리·이란 부통령 "터키·이란 영토에 국가설립 시도 제거 협력"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수니파 강국 터키와 시아파 맹주 이란이 최근 한층 가까워졌다. 쿠르드족과 경제위기 관리가 양국의 공통분모다.
비날리 이을드름 터키 총리는 19일(현지시간) 앙카라에서 에샤크 자한기리 이란 수석부통령과 회담한 후 기자회견에서 "PKK 테러조직 소탕작전에 이란이 긴밀히 협력한 점을 인식하고 감사한다"고 밝혔다.
PKK 테러조직이란 쿠르드 분리주의 무장조직 '쿠르드노동자당'을 가리킨다.
이을드름 총리는 "이 문제에 관해 협력이 확대돼 기쁘다"고 했다.
터키와 이란은 시리아내전에서 서로 반대편을 지원하는 등 전통적으로 중동에서 경쟁하는 관계다.
그러나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격퇴전을 거치며 쿠르드계의 장악력이 커지자 쿠르드 분리주의 차단에 양국이 적극적으로 공조하는 모습이다.
이라크 쿠르드자치정부(KRG)의 분리·독립투표 대응에도 두 나라가 한목소리를 냈다.
자한기리 수석부통령은 "KRG의 독립투표는 무효이자 성공적이지 못했다"며 "이란과 터키는 이라크의 영토 보존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란과 터키는 각각의 영토에 '인위적 국가' 설립 시도를 제거하는 데 공동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을드름 총리는 독립투표를 강행한 KRG에 필요한 대응을 하기로 양국이 합의했다고 전하고, "이런 모험을 야기한 이들이 지역에서 계속 지도자로 남기는 어렵다"고 위협했다.
양국은 경제협력 확대에도 적극적이다.
터키는 무역수지 적자와 보유외환 부족으로 외환위기 우려가 상존하고, 이란은 미국의 제재 재개 우려에 노출됐다.
자한기리 수석 부통령은 양국이 이달 초 교역에 현지 통화 결제를 추진하기로 사실을 상기시키며, "(터키로) 원유 수출을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양국 중앙은행은 현지화로 교역 결제를 하는 데 공식 합의했다.
이을드름 총리는 "현지 통화 결제가 양국 교역의 양과 범위를 확대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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