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지르고 삿대질하고'…올해 국감도 구태 여전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열린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고성과 막말 등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구태의 모습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19일 강원랜드 국정감사에서는 질의 도중 자유한국당 정우택 의원이 함승희 강원랜드 사장의 답변 태도를 문제 삼다가 고성을 지르며 반말을 해 논란이 일었다.
정 의원으로부터 "지난 9월 한 방송에 강원랜드 직원이 인사문제에 대해 증언하는 과정에서 민주당 유력실세가 있다는 언급을 한 것을 들은 적이 있느냐"라는 질의를 받은 함 사장은 "못 들어봤다"고 말했다가 "방송은 들은 적이 없지만, 관련 내용은 보고를 받았다"고 말을 바꿨다.
정 의원의 답변 태도 지적에 함 사장은 "다음 질문 하시죠"라고 하자, 정 의원은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 거야", "그게 지금 무슨 태도야"라고 말했다.
함 사장이 이에 지지 않고 "지금 나한테 반말합니까?"라고 맞받자 정 의원은 "내가 왜 반말 못 해요", "지금도 말대꾸하잖아"라며 반말을 이어가며 불쾌함을 숨기지 않았다.
지난 17일 안전행정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도 서울시·서울시교육청이 만든 '사회적 경제' 교과서를 둘러싸고 고성이 오갔다.
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해당 교과서가 박원순 서울시장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경제 이념을 주입하려는 시도라고 언급하는 과정에서 "정신이 나갔어 정신이"라고 말하자 여당 의원들이 강력히 반발했다.
민주당 박남춘 의원은 "기관장한테 손가락질하며 질의하는 게 뭐예요"라며 장 의원을 제지했고, 같은 당 이재정 의원은 "체통 좀 지키십시오"라고 말했다.
그러자 장 의원이 "체통은 당신이 지켜"라고 응수했고 이후 한동안 설전이 오갔다.
법제사법위원회의의 17일 국정감사에서는 여야 의원들이 고성을 주고받다가 30여 분간 감사가 중지되기도 했다.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이 이헌 법률구조공단 이사장에 대해 지난 2015년 새누리당 추천 몫 세월호 특조위원으로 활동 당시 세월호 참사 때 박근혜 전 대통령의 7시간 행적 조사에 반대하지 않았냐고 질의한 것을 두고 권성동 법사위원장이 "질의에 답변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라고 제지하면서 여야 간에 고성이 시작됐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권 위원장에게 "창피한 줄 알아라", "법사위원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권 위원장은 "집권당이 됐다고 완장 찬 역할을 하지 마라", "품위를 지켜라"라며 맞받는 등 감정 섞인 설전을 벌였다.
이에 바른정당 오신환 의원이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박 의원 등을 향해 "정말 답답하다. 왜 이렇게 소리만 지르느냐"라면서 고성을 질러 장내는 아수라장이 됐고,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은 오 의원을 향해 "자기도 소리 지르면서"라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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