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점 앞둔 국감…핀셋증세·공무원 증원 논란(종합)
법사위, 박근혜 재판거부 공방 계속…기재위 증세 논란
교문위, 조희연·이재정 상대 野 공세 쏟아져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임형섭 송진원 기자 = 반환점을 눈앞에 둔 문재인 정부 첫 국정감사가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국회는 20일 법제사법, 정무, 기획재정 등 13개 상임위별로 국정감사를 열고 피감기관을 상대로 질의를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판 거부를 비롯해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보수 편향적 정책 결정을 비판하며 '적폐청산'에 화력을 쏟아부었다.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은 문재인 정부의 이른바 '핀셋증세'를 비롯해 문 대통령 주요 공약인 공무원 증원 증 주요 정책의 문제점을 부각시키는 데 주력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법 및 산하 13개 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추가 구속영장 발부와 '재판 보이콧' 발언을 두고 여야 위원들의 설전이 이어졌다.
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6개월이나 구속 재판하다가 안 되니까 또 연장하느냐. 그렇게까지 무리할 필요가 있느냐"며 "박 전 대통령이 재판을 거부한 건 법원이 자초한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은 증거 인멸 가능성이 충분하고 그동안 여러 이유로 출석을 안 했기 때문에 영장 발부는 충분히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정치 쟁점화 시도를 비판했다.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가보훈처를 상대로 한 국감에서는 새 정부 들어 '나라사랑교육' 담당 부서를 폐지한 것을 놓고 적폐청산이라는 여당의 옹호와 정치보복이라는 야당의 반발이 팽팽히 맞섰다.
민주당 전해철 의원은 "나라사랑교육 관련 해당 부서를 전면 개편한 것은 바람직한 조치"라며 "보훈처가 그런 이념 편향 갈등을 만들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정책 방향은 정확하고 맞다"고 평가했다.
반면 한국당 김선동 의원은 "이 정부가 국정운영을 하는 것을 보면 편 가르기, 과거 회귀 정책뿐"이라며 "정치보복 드라이브로 국론을 분열하고 있다. 나라사랑 교육도 어느 당이 좌지우지할 수 있는 게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조세 분야) 국정감사에서도 여야는 문재인 정부의 법인세 인상 등 증세 정책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여당인 민주당은 담세력이 충분한 대기업을 상대로 한 '핀셋 증세'이며 경제 활력을 높이려는 조치라며 법인세 인상 당위를 두둔하고 나섰다.
반면 한국당 등 야당은 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법인세 인하가 세계적인 추세인데 한국만 역주행하고 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서울·경기·인천교육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과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 등 진보성향 교육감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한국당 이장우 의원은 "조 교육감의 아들 두 명이 외국어고에 갔다"며 사과를 요구했고, 같은 당 전희경 의원 역시 "자신들의 자녀는 외고에 보내고, 이제는 그런 학교를 없애야 한다면서 다른 사람의 선택권을 침해하고 있다. 누가 봐도 위선"이라며 "이러니 소위 진보교육이라는 좌파교육을 불신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인사혁신처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대상으로 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국감에선 문재인 정부 주요 국정 과제인 공무원 증원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야당은 현 정부가 정확한 재원 추계 없이 공무원 일자리를 늘리는 데만 혈안이 돼 있다고 비판했고, 여당은 경찰관과 소방관,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보다 적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증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경찰관, 소방관,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은 OECD 평균보다 부족하다"며 "복지 대상자 숫자는 2008년 이후 최근까지 2배 이상 증가했는데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은 그대로다"라고 말했다.
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적어도 노무현 정부는 일 잘 해보겠다고 공무원을 늘린다고 했다"면서 "이에 비해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 만들겠다고 공무원을 증원한다고 한다. 이는 반혁신이고 국가경쟁력을 급격히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이날 한국연구재단·한국과학기술원 등 26개 피감기관에 대해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이날 피감기관 특성상 정치적 현안은 없었지만, 이날 국감 직전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 결과 발표 탓에 여야가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한국당 간사인 박대출 의원은 '공론화위의 신고리 5·6호기 공사 재개 결정과 탈원전 정책은 별개'라는 청와대의 입장에 "금성 공론화위원회와 화성 청와대가 대화하는 느낌이다. (청와대가) 함의를 읽지 못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했다.
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이번 결정은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라는 당장 필요한 결정을 내린 측면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향후 원전의 비중을 줄이는 쪽으로 에너지 정책을 전환하라는 방향 제시 측면도 있었다"고 말했다.
kyungh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