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북부 스모그 '매우 심각'…태풍 '란' 북상 영향 韓에 영향없어(종합)
베이징에 안개 경보…中 역점추진 당대회기간 '블루 스카이' 실패
中 헤이룽장성 미세먼지, WHO 기준 21.8배
(베이징·선양·서울=연합뉴스) 진병태 홍창진 특파원 성서호 기자= 중국 북부지방에서 20일 강한 수준의 스모그가 발생했다.
시진핑(習近平) 집권 2기를 여는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사흘째인 이날 스모그 발생과 더불어 심한 안개가 끼면서, 중국 당국이 역점 추진해온 당대회 기간 '블루 스카이(blue sky)' 구현은 실패하게 됐다.
다음달부터 중국 북부에서 겨울 난방이 본격화될 예정이어서, 스모그 현상이 잦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천기망(中國天氣網)에 따르면 이날 헤이룽장(黑龍江)·지린(吉林)·랴오닝(遼寧)성 등 동북3성과 산둥(山東)·허베이(河北)성 일대에 스모그가 발생했다.
현지시간으로 이날 오전 10시 현재 지역별 공기질량지수(AQI)는 헤이룽장성 자무쓰(佳木斯)가 499로 가장 높았다. 이어 같은 헤이룽장성의 하얼빈(哈爾濱) 461, 허강(鶴崗) 412, 솽야산(雙鴨山) 404, 치타이허(七台河) 355 등으로 등이 뒤를 이었다. 천기망은 이는 '매우 심각한 오염'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 지린(吉林)성 창춘(長春) 264, 산둥(山東)성 쯔보(淄博) 238, 장쑤(江蘇)성 쉬저우(徐州) 218 등이 '심각한 오염'을 나타냈다. 랴오닝성 선양(瀋陽) 186, 허베이성 창저우(滄州) 164 등은 '중간 정도의 오염'을 보였다.
당대회가 열리는 베이징도 오후들어 미세먼지 농도가 올라가면서 중간오염 수준인 175를 기록했다.
베이징은 전날에 이어 이틀째 미세먼지에 더해 안개주의보가 내려져 가시거리가 200m 아래로 떨어졌고, 이 때문에 일부 고속도로 진입이 통제됐다.
중국 중앙기상대는 전날 밤 11시 40분에 베이징 일대에 안개 오랜지색 경보를 발령하고 공항이용과 고속도로 안전에 주의를 당부하는 한편 가급적 실외활동을 자제하라고 권유했다.
베이징의 서우두공항은 이날 오전 항공기 이착륙에는 문제가 없었으나 부근 허베이성의 스자좡(石家莊) 공항은 전날부터 짙은 안개로 60편의 항공기 출발과 도착이 지연됐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스모그 없는 당대회를 위해 수도권 일대 오염배출공장 작업중단 등 강도높은 조치를 내놓고 야심차게 추진해온 베이징시의 당대회 기간 블루 스카이는 실현 불가능하게 됐다.
이날 주요 도시의 PM 2.5(지름 2.5㎛ 이하의 초미세 먼지) 농도는 하얼빈 545㎍/㎥, 장춘 183㎍/㎥, 선양 144㎍/㎥, 베이징 117㎍/㎥ 등으로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치의 4.7배∼21.8배를 기록했다.
중국 중앙기상대는 "북부지방이 가을철로 접어든 이후 처음으로 짙은 안개와 함께 스모그가 발생해 오늘 지속되겠고 도로의 가시도가 낮겠다"며 "동북3성, 신장(新疆)자치구 등지에선 비와 눈 때문에 유의해야겠다"고 예보했다.
반면 "산시(陝西)·허난(河南)·후베이(湖北)·안후이(安徽)·장쑤성 등지는 건기로 들어섰고 북부를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 지역이 맑고 쾌청한 날씨를 보이겠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번 스모그는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 관계자는 "통상 스모그가 한 번 발생하면 2∼3일 정도 유지되는데, 이번 스모그는 주말 사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제21호 태풍 '란(LAN)'이 북상함에 따라 동풍이 형성되면 중국 동북지방으로부터 기류는 들어오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란은 이날 오전 9시 현재 일본 오키나와 남남동쪽 약 850㎞ 부근 해상을 지나며, 23일에는 일본 도쿄 서쪽 약 120㎞ 부근 육상으로 이동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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