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신과 개와 인간의 마음'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동물에게 마음이 있을까. 어떤 이들은 그렇다고 생각하지만 또 어떤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아직 세상에 나오지 않은 인간 태아는 어떨까. 오랜 기간 식물인간 상태에 있는 사람에게는 마음이 있을까, 없을까.
이 모든 것에 근본적인 답변은 불가능하다. 심지어 인간끼리도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마음이 존재한다'고 확신할 방법은 없다. 확실한 것은 자기 자신의 마음뿐이다.
그러나 마음의 존재는 중요하다. 마음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특권과 결부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절벽에서 아기와 로봇이 떨어질 위기에서 한쪽만 구할 수 있다면 사람들은 누구나 아기를 구하려 한다. 아기는 마음이 있는 존재로 생각돼 존중, 책임, 도덕적 지위가 인정되지만 마음이 없는 로봇은 무시와 파괴, 사고팔 수 있는 소유물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떤 존재가 마음을 갖고 있는가. 미국의 심리학자 대니얼 웨그먼은 '마음의 정체'에 대한 연구를 통해 이 질문에 대해 답하려 했다. 그러나 그는 연구 중 루게릭병으로 숨졌고 이후 제자인 커트 그레이가 스승의 부탁을 받아 연구 결과를 담은 책 '신과 개와 인간의 마음'(추수밭 펴냄)을 공저의 형태로 완성했다.
책은 생각하고 느낄 수 있는 존재들이 모인 특별한 공간인 '마인드 클럽'(Mind Club)을 상정한다. 그리고 기계, 혼수상태에 빠진 사람은 물론 특정 기업 같은 집단, 죽은 사람과 신까지 마인드 클럽의 회원 자격이 있는지 검토한다.
책은 당연하게도 '마음의 존재'에 대해 답을 내놓지는 못한다. 그러나 '마음의 정체'에 대해 '존재' 여부가 아닌, '지각'의 문제일 뿐이라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마인드 클럽의 회원이 되기 위해서는 실재 여부와 상관없이 '마음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는 직접 파악한 것이 아니라 '지각한 것'이라는 깨달음으로 이어진다.
책은 이런 관점에서 왜 우리가 어떤 동물은 가족처럼 대하면서 어떤 동물은 별 죄책감 없이 잡아먹고, 왜 기계에 마음이 있는 것처럼 대하고, 노숙자를 투명인간 취급하며, 왜 신을 찾는지에 대한 이유 등을 설명한다. 원제 'Mind Club: Who thinks, what feels, and why it matters.' 최호영 옮김. 448쪽. 1만8천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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