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양 임신부 휴일 오후 구급차서 출산
(안동=연합뉴스) 이강일 기자 = 경북 영양에 사는 30대 임신부가 119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가던 중 아들을 출산했다.
17일 경북 안동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9시 48분께 영양군 수비면에 사는 한 30대 임신부가 전화를 걸어 "배가 아프다. 진통이 심하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안동소방서 영양119안전센터 수비지역대에 근무하는 최종선(47·지방소방위) 대원과 이상열(32·지방소방사) 대원은 구급차를 몰고 임신부 집을 찾았다. 20년차 베테랑인 최 대원은 만약에 대비해 분만출산 장비를 준비했다.
임신부를 태운 구급차는 수비면을 벗어나 영양읍내로 들어섰다. 통증이 커지면서 임신부 상태는 더 급해졌다. 하지만 병원이 있는 안동까지 가려면 1시간 이상 더 걸릴 상황이었다.
이에 소방관들은 영양읍 한 주유소 근처 공터에 차를 세우고 오후 10시 24분께 직접 아이를 받아냈다. 몸무게 2.7㎏으로 건강한 남자아이였다.
이들은 아이와 산모가 호흡과 체온을 유지할 수 있도록 조치를 하고 안동에 있는 병원으로 가서 의료진에게 인계했다. 아이와 산모는 건강한 상태였다.
안동소방서는 17일 오후 산모를 찾아 미역과 출산용품을 선물했다.
최종선 대원은 "20년 동안 소방관으로 근무하며 5번가량 경험한 구급차 출산 경험이 도움이 됐다"며 "소방관이 된 지 얼마 안 된 이상열 대원과 호흡이 잘 맞은 덕분에 위기 상황에 잘 대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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