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501.24

  • 20.61
  • 0.83%
코스닥

677.01

  • 3.66
  • 0.54%
1/3

한국GM, 철수설·판매부진 속 '우울한' 15주년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한국GM, 철수설·판매부진 속 '우울한' 15주년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윤보람 기자 = 극심한 판매부진과 모기업 지엠(GM) 철수설, 노사 갈등 등으로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 한국GM이 17일 창립 15주년을 맞았다.

우울한 상황을 반영하듯 이날 한국GM은 별도의 기념행사 없이 휴무일로만 정해 모든 임직원이 일손을 놓았다.

특히 올해의 경우 창립기념일과 함께 GM이 2002년 옛 대우차를 인수하면서 내건 '15년 경영권' 약속의 유효기간도 끝나기 때문에, 한국GM 임직원뿐 아니라 자동차업계 전체가 그 어느 때보다 긴장 속에 한국GM의 열다섯 번째 생일을 주시하고 있다.






◇ 내수 점유율 7.8% '바닥'…올해까지 4년 적자 2조5천억~3조원

우선 판매 실적 측면에서 한국GM은 '역대급' 부진을 겪고 있다.

17일 한국GM 자체 집계,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한국GM은 국내외 시장에서 40만1천980대를 팔았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7.5% 줄어든 것이다.

특히 내수 시장에서 거의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9월 내수 판매(8천991대)는 1년 전보다 36.1%나 급감했고, 1~9월 누적 내수 판매(10만2천504대)도 지난해 동기보다 19.9%나 적다.

이에 따라 올해 들어 8월까지 한국GM의 국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승용차+상용차)은 7.8%까지 떨어졌다. 이는 2002년 한국GM 창립 이후 역대 최저 수준이다. 2006년, 2007년 10%를 웃돌고 작년까지만 해도 9.9% 수준을 유지했으나 올해 들어 상황이 크게 나빠졌다.

한국GM 관계자는 판매 부진의 원인에 대해 "재작년과 작년에는 트랙스, 말리부, 스파크 등의 부분변경 새 모델이 잇따라 출시됐지만, 올해의 경우 신차가 전기차 '볼트'와 '뉴 크루즈' 정도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라인업(제품군) 가운데 요즈음 인기가 많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도 한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판매 실적으로 미뤄, 한국GM의 누적 적자 규모는 더 불어날 전망이다.

한국GM은 지난해 영업손실 5천311억 원을 포함해 최근 3년 동안 약 2조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7~8%대 판매 감소율과 가동률이 20~30%에 불과한 군산 공장의 고정비용 손실 등을 고려할 때, 아무리 수출 성적이 지난해를 다소 웃돈다고 해도 올해 역시 작년과 비슷한 5천억 원 안팎의 영업손실은 불가피하다는 게 한국GM 안팎의 예상이다.

업계에서는 연내 노사 임단협 타결과 임금 지급 여부에 따라서는 올해 영업손실이 작년 규모를 넘어 8천~9천억 원에 이를 수도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여기에 꼬인 노사 관계도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임단협 협상 중인 한국GM 노사는 지난달 13일 신임 카허 카젬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19차 교섭을 시도했지만, 통역 담당 직원 교체 논란 등 사소한 절차상 이견으로 제대로 협상이 이뤄지지 못했다.

노조 신임 집행부 선거가 11월 중순께나 마무리될 예정이기 때문에 본격적 협상도 그 이후로 늦춰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아예 올해 타결에 실패하고 해를 넘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 산은 '매각 거부권' 만료…카젬 사장 "재무적 위기…미래 길 찾을 것"

창립 15주년 기념일인 17일 하루 전인 16일을 기점으로 GM이 보유한 한국GM 지분은 '처분 제한' 족쇄를 벗는다.

GM은 당초 2002년 옛 대우차를 인수하면서 15년간 경영권을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날 이후로는 산업은행이 한국GM에 행사할 수 있는 특별 결의 거부권(비토권)까지 만료돼 만약 GM이 한국GM 지분 매각과 함께 철수를 추진하면 더 붙잡을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철수설'이 고조되자, 한국GM 노조는 15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글로벌 지엠의 수익구조 개편에 따른 구조조정과 물량 감소 탓에 국내 공장이 심각한 상황에 부닥쳤으나 정부와 산업은행이 무책임하게 어떤 견제나 경영 감시도 하지 않았다"고 대책을 촉구했다.

하지만 한국GM 측은 여전히 GM의 '완전 철수'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GM이 GM 내 생산, 디자인, 엔지니어링 허브로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쉽게 포기할 대상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한국GM은 4개 생산공장뿐 아니라 신제품 개발을 위한 디자인센터와 기술연구소, 프루빙그라운드(주행테스트장)까지 거느린 세계에 7개뿐인 'GM 종합 사업장' 중 하나다. 특히 2014년 400억 원을 투자해 새로 단장(리모델링)한 디자인센터는 GM 그룹 내 세 번째 규모다.

지난달 1일 취임한 카허 카젬 사장도 창립 15주년을 하루 앞둔 16일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회사가 재무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먼서도 "수익 실현, 구조비용 최적화 등의 도전 과제를 극복하려면 직원 모두의 적극적인 참여와 능동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하나의 팀으로 나아간다면 경쟁력 있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길을 찾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희망적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러나 완전 철수까지는 아니더라도, GM이 일부 공장 매각·폐쇄나 전반적 구조조정 등을 통해 한국GM의 효율성 제고와 적자 축소를 시도할 개연성은 충분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한국GM 관계자는 "GM의 대우차 인수 시 매각제한에 관한 어떤 추가적 이면 합의가 있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16일 이후 GM이 언제라도 철수할 수 있다'는 관측은 말 그대로 짐작일 뿐"이라며 "다만 글로벌 시장에서 GM이 '효율'을 강조하는 만큼, 한국GM도 설비 축소, 인력감축 등 수익성 개선 작업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예상했다.

한국GM 안팎에서는 한국시장 상황과 업무 파악을 마친 카허 카젬 사장이 조만간 올해 안에 구체적 한국GM 사업재편 방향과 비전 등을 제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shk999@yna.co.kr, bryo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염색되는 샴푸, 대나무수 화장품 뜬다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