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도한국문화원 국악강사 수강생 성희롱 물의…상부보고 안해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주인도 한국문화원에서 인도 학생들에게 사물놀이를 가르치던 국악 강사가 수강생들에게 부적절한 신체 접촉과 성희롱으로 물의를 빚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6일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열린 주인도 한국대사관에 대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의원은 "최근 주인도 한국문화원에 파견된 강사가 인도 수강생을 대상으로 성추행에 가까운 성희롱을 해서 문제가 됐고 해당 수강생들이 문화원에 집중적으로 항의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문화원이 상부 기관인 주인도 한국대사관이나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보고하지 않았으며, 최근 외교부가 재외공관 행정직원들을 상대로 이른바 '갑질' 실태 조사에 나섰을 때야 이 사실이 외교부에 제보됐다"면서 "사건이 여러 차례 벌어졌는데 대사관이 지금까지 기초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한 것은 문화원장의 직무유기와 대사관의 관리책임 소홀"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금평 주인도 한국문화원장은 "강사가 사물놀이를 가르치면서 장구채를 만지는 부분 등에서 생겼다"면서 "학생과 강사 사이에서 문제가 해결됐다고 생각해서 따로 상부 기관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문화원 측은 국립국악원에서 파견돼 지난해와 올해 각각 2∼3주간 인도 학교와 문화원 등에서 사물놀이를 가르친 40대 강사 오 모 씨가 올해 7월 여성 수강생 6명에게 머리와 어깨 등에 신체 접촉을 했고 수강생들에게 "자기야", "바보야" 라고 말하는 등 부적절한 호칭을 사용했다는 문제 제기를 받았다면서 이에 해당 강사가 수강생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다고 설명했다.
문화원은 또 내년부터는 여성 강사를 파견받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해당 강사는 지난해 파견됐을 때에도 한 인도 중학교에서 수강생 3명으로부터 등과 어깨 등 신체 접촉 문제로 항의를 받고 경찰까지 학교에 출동하는 일이 있었지만, 문화원에서는 문화적 차이에 따른 것으로 보고 별다른 문제로 삼지 않고 올해 다시 같은 강사를 파견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박 의원은 "최근 여러 해외공관 근무자들이 성 문제로 말썽을 일으켜 큰 문제가 됐고 대사가 파면되기도 했다"면서 "조속한 진상 파악과 합당한 조치를 하라"고 주문했다.
감사반장을 맡은 더불어민주당 김경협 의원도 "아무리 공공외교를 해도 이런 일 한 번에 (국가) 이미지가 훼손된다"면서 철저한 조사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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