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471명 '신고리 운명' 결정완료…20일 발표(종합)
참석률 98.5%…한 달간 숙의과정·종합토론 임무 끝나
정부, 권고안 검토한 뒤 24일 국무회의서 '최종결정'
(천안=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신고리5·6호기의 운명을 판가름할 공론조사가 15일 오후 최종 4차 조사까지 모두 끝났다. '주사위'는 던져졌고, 오는 20일 오전 10시에 발표만 남았다.
신고리5·6호기공론화위원회는 이날 오후 3시30분 천안 계성원에서 시민참여단의 2박3일 종합토론회를 마무리했다.
공론화위원회는 1차 전화조사에서 2만6명의 응답을 받고, 표본에 맞춰 시민참여단 500명을 선정했다.
500명 중 478명이 지난달 16일 오리엔테이션에서 2차 조사에 참가했고, 2차 조사 대비 98.5%인 471명이 종합토론회에 참석했다. 당초 공론화위는 종합토론회 참석자를 350명 정도로 예상했다.
시민참여단은 종합토론 첫날인 13일 저녁 3차 조사에 참여했고, 이후 ▲1세션 총론토의(중단 및 재개 이유) ▲2세션 안전성·환경성 토의 ▲3세션 전력수급 등 경제성 토의 ▲4세션 마무리 토의까지 모두 마친 뒤 이날 오후 2시50분부터 최종 4차 조사에 참여했다.
시민참여단은 오리엔테이션에서 건설중단·재개 양측 대표의 발표를 들었고, 이후 양측의 주장이 담긴 자료집과 온라인 동영상 강의를 통해 학습하고 고민한 뒤 종합토론회까지 숙의(熟議) 과정을 거쳐 결정을 내렸다.
건설중단과 건설재개 측 발표자와 질의응답자들은 세션별 토의에서 시민참여단을 상대로 조목조목 논리와 근거를 제시하고, 때로는 감정에 호소하면서 치열한 '말의 전쟁'을 벌였다.
건설중단 측은 "원전밀집도가 세계 1위이고, 5·6호기가 추가되면 무려 10기의 원전이 한곳에 있게 된다. 위험에 위험을 더하는 것이다. 확률이 낮아도 방사능 사고는 치명적"이라고 주장했다.
건설재개 측은 "지금 우리가 논의하는 것은 탈원전이 아니라 30% 지은 신고리 5·6호기 중단 문제다. 일상의 문제,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받느냐, 아니냐의 문제를 판단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민참여단은 세션별로 발표를 경청하고, 48개조로 나눠 분임토의 후 양측에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전기요금이 더 오르지 않나", "핵폐기물 관리 비용은 얼마나 드나", "전력수급에는 차질이 없나", "핵폐기물은 재난 시에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나", "원전지역 주민 건강은 어떻게 관리하나" 등등 '폭풍질문'을 쏟아냈다.
시민참여단은 발표나 답변이 끝날 때마다 힘찬 박수로 호응했다. 양측은 날 선 공방을 벌였지만, 참여단은 진지하되 밝은 분위기로 토의에 참여했다.
시민참여단의 역할은 모두 끝났다. 이들은 폐막식에서 김지형 공론화위원장 명의 활동인증서를 받았다. 1인당 사례비 85만 원과 교통비·숙박비 실비로 수령한다.
공론화위는 공론조사 결과를 담은 '대 정부 권고안'을 오는 20일 발표한 뒤 해산한다.
관건은 4차 조사에서 건설중단과 건설재개 응답 비율이 얼마나 차이가 나느냐이다. 4차 조사 결과 양쪽의 응답 비율이 명확히 차이가 나면 그에 따라 권고안을 작성한다.
하지만 응답 비율 차이가 오차범위 이내면 1∼4차 조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담은 공론화위의 서술적인 권고안을 토대로 정부가 결정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정부는 권고안이 발표되면 내용을 검토한 뒤 건설중단·재개에 관한 '최종결정'을 오는 24일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의결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대선 기간 탈원전과 신고리 5·6호기 건설중단을 공약했지만, 공기가 상당 부분 진척돼 의견이 팽팽히 맞서는 상황이 됐기에 공론화 과정을 통해 사회적 합의를 하고 정부는 그 결과를 따르기로 했다"며 "어떤 결과가 나오든 그 결과를 존중해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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