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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사투리 디자인 문구류 창업으로 성공시대…김효미·김진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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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사투리 디자인 문구류 창업으로 성공시대…김효미·김진아씨

"수익 연연하기보다 즐거움 찾는 게 비결"

(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전통 시장을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탈바꿈시켜 성공한 도시재생 모델로 명성을 굳힌 1913 송정역 시장.

KTX 광주 송정역과 인접한 접근성, 먹거리를 특화한 맛, 청년창업가와 젊은 관광객들이 뿜어내는 생기가 어우러지는 곳이다.

문구 판매점 '역서사소'(여기서 사소)는 먹거리 중심인 시장에 다양함을 더한다.

김효미(35·여), 김진아(34·여) 역서사소 공동대표는 촌스럽다는 이미지를 피해 감추기에 십상인 사투리를 내세워 성공시대를 열고 있다.

'역에서 사소'라는 중의성이 있는 이름 아니냐고 묻자 두 대표는 '해 반짝 뜰 날 우리 함께 모여 힘껏 웃세(暘胥事笑)'라는 한자 조어를 설명했다.






조선대 시각디자인학과 선후배인 이들은 디자인 회사를 운영하다가 지난해 4월 송정역 시장 개장과 함께 가게를 열었다.

매장 크기는 49㎡에 불과하지만 역서사소는 월 1천만원 이상 수입을 꾸준히 올린다.

하루 매출 150만원을 찍는 날도 있었단다.

교보문고, 텐바이텐, 1300K 등 유명 문구 회사나 디자인 쇼핑몰에 납품도 한다.

상품 디자인은 단일 색상 배경에 특별하지 않은 글자체의 사투리 문구가 새겨진 게 전부다.

그러나 재미있고 예쁘다.

'포도시 일월', '따수운 삼월', '여간 좋은 오월', '오진그 구월' 등 달력은 달마다 구수한 문구가 넘기는 재미를 준다.






차량용 방향제 이름은 '좋은내'(좋은 냄새), 제품에는 '내 옆에 찰떡맹키로 뽀짝뽀짝 붙어 있으랑께'라는 애교 섞인 사투리가 적혔다.

김진아 대표는 "실제 사투리를 쓰는 사람들은 입으로만 썼던 말이 활자화된 데 재미를 느끼고 표준어를 쓰는 사람들은 '이런 말이 있구나' 하는 호기심을 갖게 되는 것 같다"며 "디자인이라고 해서 화려함을 추구하기보다 한글의 아름다움과 사투리의 친근함을 충실히 전달하려고 했는데 다행히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역서사소는 각지 지인들의 자문을 거쳐 경상도, 제주도 사투리를 활용한 제품도 만들고 있다.

최근에는 광주 디자인센터의 도움을 받아 일본 도쿄에서 열린 디자인 박람회에서 일본어를 활용한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시쳇말로 '대박'까지는 아니더라도 '중박' 이상은 난 것 아니냐는 평가에 두 청년창업인은 손사래를 쳤다.






김효미 대표는 "돈을 버는 게 빼놓을 수 없는 사업의 목적이긴 하겠지만, 그것만 좇다 보면 잃는 게 많은 것 같다"며 "진아나 저는 내 것을 만드는 데 재미를 느끼고, 즐거운 일을 찾아 하다 보면 수익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신념으로 즐겁게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sangwon70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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