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합차에 난민 54명 '빼곡'…그리스서 난민 밀입국업자 덜미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환기가 잘 되지 않는 승합차에 난민 54명을 빼곡히 채운 채 이동하던 난민 밀입국업자들이 그리스에서 덜미를 잡혔다.
그리스 경찰은 11일 북동부 로도피 주의 한 도로를 달리던 승합차에서 난민 54명을 구조하고, 이들을 몰래 이동시키던 불가리아 밀입국업자 2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시리아인 52명, 소말리아인 2명으로 구성된 이들 난민들은 가로 4m, 세로 2.5m 크기의 승합차 뒷 부분에서 서로 밀착된 채 발견됐다. 이들 가운데에는 미성년자 13명도 포함돼 있다.
승합차는 통풍이 잘 되지 않고, 밖에서부터 잠겨있어 자칫하면 난민들의 대규모 인명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불가리아 국적 남성 2명은 이들 난민을 터키에서 육로로 그리스로 은밀히 데리고 들어온 뒤 북부 테살로니키로 이동시키던 중에 그리스 경찰의 검문에 발각됐다. 이들은 난민을 몰래 입국시키고, 난민들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린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승합차에 타고 있던 난민들은 밀입국 대가로 1인당 1천500 유로(약 201만원)를 지불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경찰은 말했다.
한편, 2015년에는 불법 난민 브로커에 의해 냉동 트럭에 태워진 채 헝가리에서 오스트리아로 들어오려던 아프가니스탄, 시리아 등지 출신 난민 71명이 차 안에서 산소 부족으로 모두 숨지는 비극이 일어나기도 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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