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민간위탁 동의안 부결…교육청 "다음 회기 재상정 검토"
(홍성=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 아르바이트 청소년 인권 보호 등을 위해 설립한 충남청소년노동인권센터가 문을 연 지 3개월 만에 폐원 위기에 놓였다.
충남도의회가 교육청 직접 운영을 요구하며 민간위탁 동의안을 부결했기 때문이다.
13일 충남도 등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충남도 청소년 노동 인권 보호 등에 관한 조례'에 근거해 지난 6월 천안시 문화동 소망빌딩 5층에 청소년노동인권센터를 설치했다.
교육청은 충남청소년인권문화네트워크와 계약하고 연말까지 센터 운영을 맡겼다.
센터에는 5명의 전문 인력이 상주하며 청소년 노동인권 실태조사, 상담, 상담원 양성과 구제체계 구축, 교육 등의 업무를 진행했다.
그러나 도의회는 최근 사업의 연계성과 지속성 등을 위해 충남청소년인권문화네트워크에 센터 운영을 재위탁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청소년노동인권센터 운영 민간위탁 동의안'을 부결시켰다.
민간위탁이 아닌 교육청의 직접 운영이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도의회 교육위원회는 "노동인권 교육은 중요하고 노동인권 교육의 강화도 필요하다"면서도 "일반 청소년의 노동인권 교육은 도청이 추진하도록 협의하고, 학생들을 위한 교육은 교육청이 직접 운영하는 방식 등 민간위탁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도의회는 교육청의 직접 운영을 요구했지만, 일각에서는 정치적인 문제로 동의안을 부결시켰다는 주장도 나온다.
특히 도의회가 주도해 만든 조례에 근거해 전담기구를 설치하고 민간단체에 위탁 운영하려는 것을 부결시킨 것은 도의회가 '자기 부정'을 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충남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는 최근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충남도의회 교육위원회는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충남 청소년 노동인권 보호 등에 관한 조례'를 스스로 부정하고 있다"며 "의회의 폭거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교육청 안팎에서는 민간위탁 동의안 부결은 사실상 폐원을 의미한다며 우려하고 있다.
청소년노동인권센터 사업의 특수성과 전문성 등을 고려할 때 직접 운영에 한계가 있는 만큼 위탁 운영이 필수적이라는 주장이다.
교육청은 도의회를 상대로 민간위탁의 필요성 등을 충분히 설명한 뒤 다음 달 열리는 제300회 도의회 정례회에 민간위탁 동의안을 재상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교육청 관계자는 "아르바이트 청소년뿐 아니라 특성화고 학생들의 인권 보호를 위해 노동인권 교육이 꼭 필요하다"며 "재위탁이 아닌 위탁 운영 단체를 다시 선정하는 방안 등 도의회와 충분히 논의해 청소년노동인권센터를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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